한국에 한동안 부자 열풍이 불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부자 되는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나는 참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 한국에서 300-400억대 재산을 가진 사람과 일을 한적도 있고 미국에서는 대기업 Comcast라는 회사 창업자겸 회장을 비롯해 여러 부자들을 만나 이야기 한적이 있다.

참고로 Comcast라는 회사는 얼마 전 우리가 다 아는 디즈니랜드를 인수하려고 했던 필라델피아 소재 케이블컴퍼니 이다. 창업자 Robert씨와 몇 번 만난적이 있는데 그의 겸손함은 나에게 진정한 부자의 겸손함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나는 아주 가난하던 시절이 있었다. 경기도 부천의 방 한칸짜리 사글세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아내와 함께 살던 시절이었지만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였고 이제는 사글세방 신세는 면하여 살고 있다.

그렇지만 그 가난했던 시절을 나와 아내는 결코 불행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가난한 날의 행복을 느끼기도 하였다. 지금은 너무도 소중한 추억이고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이야기로 술 한잔 하면 나오는 아빠의 지루한 무용담이기도 하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부자가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부자가 되어도 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부자에 대한 반감이 많아서라고 한다.

얼마 전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을 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유한양행의 고 유한길박사도 그렇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 좋은 부자고 안하면 나쁜 부자라고 생각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부자 중에서는 고용을 창출하는 부자도 있고 돈을 많이 써서 돈이 돌게 하여 경기 부양에 기여하는 부자도 있다. 물론 부자라고 잘난척하는 부자도 있다.

겸손하면 좋지만 겸손하지 않다고 부자들을 너무 비판하지 않았으면 한다. 얼마 전 내가 만난 한국의 한 부자는 한국에서는 돈을 쓰는 게 무서워 외국으로 나가서 돈을 쓰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부자는 돈을 많이 써야 한다. 그런데 부자들이 돈 쓰는걸 언론이 마치 매국노라도 되는 양 호도하여 그들의 소비를 위축하게 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본다. 부자들이 너무 비싼 외국산 사치품을 사는걸 보고 보통 사람들이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는 배려에서 언론들이 그렇게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식이다.

미국의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빌게이츠, 워런버핏 등 이 있다. 주식가치 등으로 재산이 실시간으로 바뀌지만 약 560억불(약 56조원) 정도의 재산을 가진 빌게이츠는 이미 자기 자식들에게 약 천만불(100억)정도만을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을 물려 주지 않겠다고 공표를 하였고 워런버핏은 2006년부터 자기 전재산의 85%를 단계적으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 했다. 그의 재산 중 85%면 대충 370억(37조원) 달러가 된다.

현직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선거 때 부자들의 상속세율을 기존의 50%에서 30%로 낮추겠다고 할 때 빌 게이츠와 다른 미국의 부자들은 50%보다 더 높여야 하는데 무슨 얘기냐고 부시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강철왕으로 알려진 앤드류 카네기는 좋은 부자의 표본이 되고 있다.

카네기는 영국에서 태어나 내가 살고있는 펜실베니아로 이주해와 철도회사에 근무를 시작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919년 8월 사망 하였다. 그가 사망 한지 100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훌륭한 사람으로 오르내리고 그의 후손들은 그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카네기는 그가 사회에 환원한 재산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명예를 자신이 죽어서도 가족들과 후손들에게 주고 있으니 돈은 잘 쓰면 정말 대단한 효과를 내는 거 같다.

참고로 얼마전 포브스지는 미국의 400대 부자를 발표했는데 이 400명 모두가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한국이건 미국이건 대부분의 부자들은 정당하게 돈을 벌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소비를 비난하면 안 된다. 부자들이 자국에서 지출을 많이 하여야 경기도 좋아지는 법이다. 미국은 거의 절대적으로 부자들이 존경을 받는다. 부자들이 엄청난 돈을 호기심에 써도 비난하지 않는다. 2001년 미국의 백만장자인 데니스 티토는 러시아 우주선인 소유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며 8일 동안 우주를 관광하는데 요금으로 2천만 달러(약 2백억원)를 냈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인 사람도 하루는 똑같이 24시간이다. 정주영회장의 아우인 고 정세영회장은 가벼운 감기증세로 시작한 폐렴증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재벌도 가벼워 보이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부자들은 더욱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길 바라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부자를 더 존중해주고 비난하지 말아 온통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송승우 / 칼럼니스트 sportsf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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