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복 / 수필가

한국의 사계하면 우선 대자연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운 풍광명미를 연상하게 된다.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산하가 한 폭의 그림이요 시이며 선율가락이 있는 금수강산이다.

한국의 명산인 금강산도 사계에 따라 그 명칭이 봄은 금강산이요 여름은 봉래산 가을은 풍악산 겨울은 개골산으로 표현한다.

동양의 매란국죽의 권위 있는 화가인 공재 윤두서와 김두랑 등은 사군자를 통하여 사계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봄은 꽃봉오리가 막 터질듯 하거나 활짝 핀 매화꽃 나무 가지에 한 쌍의 금화조가 희롱하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고 여름은 연못가에 핀 수줍은 여인인듯 다소곳한 표정의 보라색 창포나 처녀를 상징하는 노란색 창포와 어우러진 소묘로 난의 잎은 화풍에 따라 힘차게 또는 늘어지거나 꺾인 잎으로 표현했다.

가을은 국화꽃을 수묵의 농담기법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국화향이 퍼지는 듯한 화풍을 보이며,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들과 함께 담아 그린 그림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의 가을 풍경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다.

겨울은 시류에 변치 않는다는 절개인 상록과 부러질지언정 꺽기지 않는다는 굳건함의 상징인 대나무를 흰 눈과 짙고 흐린 농담기법으로 그려내었고 특히 신사임당의 오죽헌의 오죽을 그린 기법은 당대의 화가들이 자연을 보는 섬세한 심미안과 재치와 표현력을 마음껏 발휘한 명작들이 한국의 아름다운사계를 더욱 빛을 발하게 한다.

한국의 사계를 사군자로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면 비발디의 사계는 청각적으로 표현했다. 화성과 인벤션의 시도로 제목이 붙어있는 비발디의 바이 얼린 협주곡 집 OP.8의1-4번까지의 네 곡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 김정식(소월)은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봄 여름 가을 없이 꽃이 피네로 사계중 삼계를 표현했지만 겨울의 상고대를 첨가하여 사계를 표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었다.

봄은 누가 뭐라 해도 희망과 꿈과 소생과 평화의 계절이요 계절의 여왕이다.

봄은 여인의 계절이라 변덕스러워서 차갑고 냉랭 하다가도 포근하며 따뜻하다고 혹자들은 표현하기도 한다.

여름은 성장의 계절이며 정열적이며 왕성한 계절이다.

여름은 남성의 계절이라 사납고 험악한 폭풍과 천둥번개로 두려움에 떨게 하고 소나기를 퍼부어 홍수로 재난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찌는 듯한 열기로 만물을 성장케 한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풍요로운 계절이요 수확의 기쁨을 갖어다 주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가을은 인간의 정서표현의 대표적 문학 양식이라 하면 이러한 인간의 시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적합한 계절로 가을밤의 둥근달, 철새들이 날아드는 갈대밭, 불타는 듯한 오색단풍들의 소재가 무궁 무진 하지만 왠지 허전하고 쓸쓸한 계절이기도하다.

겨울은 굶주림과 전쟁의 잔혹한 계절이라 한다. 특히 우리민족에게는 헤어짐과 분단의 슬픔이 담긴 잔인한 계절이라 생각된다.

일제시대의 만주와 사할린 이주가 그러했고 남북전쟁으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흥남부두에서 피난민의 아비귀환의 생이별이 더욱 겨울을 잔인한 계절로 각인되는 씁쓸함은 아직도 남북 분단의 비통함이 잔존해서일까?

이렇게 사계가 뚜렷하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가진 조선은 우리민족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후손에게 길이 보전하기위해 다께시마와 동북공정 물러가고 평화의바다 물러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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