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 / 옥천읍 금구리

요즈음 같이 추운 겨울철에는 감기가 많이 유행한다.

그러나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고, 약을 먹지 않으면 7일 만에 낫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경험상으로도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며칠은 지나가야 치료가 된다는 것을 느낀다.

감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대의학의 정설은 없다고 한다. 원인을 모르니 약이 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집집마다 먹다 만 약봉지는 수두룩하기만 하다.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으니 모두 공짜인 듯 싶지만 사실은 국민들이 힘들게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료를 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최고로 독보적인 나라인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2000년 의약분업 실시후 항생제 사용이 소폭으로 줄기는 했다지만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실시한 항생제 사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67%가 "감기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증상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66%는 "그럼에도 항생제가 과다 처방되고 있다"고 조사된 적이 있다. 치료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약을 너무 많이 처방하고 또한 너무 많이 맹목적으로 먹고 있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의 약제비는 매년 14% 증가추세로 5년간('01년∼05년) 약73%가 증가하였고 2005년 건강보험 총진료비중 29.2%(약7조2천억원)을 차지하여 OECD평균 17.8%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다. 이에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보건복지부에서 국민건강보험 재정안정과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약을 적정하게 복용하게 하고, 과도한 의약품 사용을 감소시켜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의약품관리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는 점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비용지불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약의 등재여부·가격에 대해 협상하는 절차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고, 의약품 사용량의 감소를 위하여 처방건당 품목수(약1봉지에 들어있는 약 개수), 고가약 처방 등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며, 의약품이 등재된 이후 여건변화를 고려하여 주기적으로 약가를 재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한 의약품의 품질향상과 유통투명화를 위해 의약품 약효재평가 실시기준의 강화, 의약품물류 선진화 등 의약품 허가체계 및 유통구조의 전반적인 개선도 추진된다.

이와 같이 약제비가 적정하게 관리되어 약제비가 절감 될 경우 건강보험재정이 건전화되는 것은 물론 환자의 본인부담도 크게 경감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항생제로도 이길 수 없는 내성균,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의 국내감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혹자는 약물의 남용은 인류의 미래에 핵폭탄보다도 더 무서운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약은 가능하면 안 먹는 것이 좋고 먹는다면 필요한 최소한으로 사용해야한다. 더 이상 우리나라가 항생제 내성률 세계 1위라는 오명만큼은 하루 빨리 벗어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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