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재미교포 수는 20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는 충청북도 인구 150만 명보다도 더 많은 숫자이다. 일본에 사는 교포수가 70만 명 정도고 중국, 러시아, 유럽 등지의 교포 수를 합하면 참으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서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이민을 권장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이유는 좁은 나라에 4천8백만 명이 복잡하게 살지 말고 해외로 뻗어나가 잘 살아주는 게 애국이고 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다 잘 사는 건 아니지만 천성이 부지런하고 머리가 좋은 우리 민족은 어디에 있든 대부분 자리를 잡고 잘 살아가고 있다. 쉽지 않은 이민생활을 하면서도 교육열이 강해 이민 1세대가 이루지 못했던 주류사회 진출을 자녀들을 통해 이루어가기도 한다.

미국에는 자랑스러운 한국계 미국인, Korean American이 많다. 골프천재 미쉘위로 시작하는 스포츠 스타부터 지금 현직에 있지는 않지만 연방정부 하원의원을 두 번이나 지낸 김창준하원의원, 오리건주 임용근의원은 주하원을 5선째 하고 있고 입양아 출신의 정훈영씨는 미시건주 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세탁소집 아들로 잘 알려진 최준희씨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뉴저지주 에디슨시의 시장으로 당당하게 당선 되었다.

내가 직접 만났던 폴 신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2005년 겨울 시애틀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해 주었다. 중학교 때 입양되어 왔고 미국인 아버지는 치과의사였는데 너무도 자상하고 훌륭한 분이었다고 했다. 2시간 동안의 식사자리에서 느낀 신의원의 친절함과 삶의 철학은 그를 존경하게 느끼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가들도 많은데 대중에게 잘 노출이 되지 않아 많이 알 수는 없지만 한국 모 대기업의 아들 출신으로 앨라배마에서 큰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 하고 있는 사람과 서부 쪽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세를 키워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 내가 아는 사람의 친척은 미국 내 큰 호텔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지금 시가로 100억이 넘는 베버리 힐스에 있는 그의 저택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10개가 넘는 방에 바다가 보이는 풀장 등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헐리우드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스타 문 블러드굿은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와 함께 어려운 형편의 한국에 있는 혼혈인 들을 돕겠다는 계획을 얼마 전 발표하기도 했다.

요즘에도 쉽게 미국 주요 TV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산드라 오, 마가렛 조 도 Korean American 이다.

미국에서 인종과 피부색깔로 차별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는 말 하지 못하겠다. 나도 가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경험한적이 있지만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라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가깝게 지내는 백인 미국인들에게 사석에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미국에 사는 백인들끼리도 차별을 한다고 한다. 어디 계 백인이냐가 그들의 잣대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개인의 성공을 방해하거나 미국에서의 생활자체를 곤란하게 만들 만큼 심각 하지는 않다. 사실 한국도 혈연과 지연이 사회생활에 전혀 영향을 안 미친다고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이는 아마도 어느 나라에나 있는 공통된 고민거리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잘 아는 흑인 맹인 가수 레이 찰스는 흑인이 차별 받던 시대에 조지아주에 공연을 하러 갔다가 흑인관객과 백인관객이 구분되어 앉아 있다는 말을 듣고 공연을 취소 하였고, 조지아주에서는 레이 찰스의 공연을 영구히 하지 못하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후 조지아주는 레이 찰스가 고향을 그리며 만든 'Georgia on my mind'라는 명곡을 조지아주의 공식노래로 선정하며 그에게 공로상을 주기도 했다.

빌 게이츠는 졸업을 앞둔 캘리포이나주의 한 고등학생들에게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노력하며 살라는 뜻이었다.

정주영 회장의 "시련은 있으나 실패는 없다." 라는 말처럼 한국계 이민자들은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성공한 정치인, 기업인, 스포츠스타, 연예인 들이 배출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가끔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를 놓고 가름 질을 하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얼마 전 내가 만났던 한 미국인은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자기 피는 25%가 한국 혈통이라는 것이었다. 그만큼의 인연으로도 한국사람을 반가워하고 한국제품을 좋아하며 한국음식도 잘 먹는다고 했다. 그 한 사람이 모든걸 대변해 줄 수 는 없지만 피는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한다. 그저 한국의 혈통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우수성을 들어내며 사는 것에 갈채를 보내자.

미국에는 묵묵히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Made in Korea의 제품을 선호하며 한국음식을 먹고 자기 연고 팀과 관계없이 박찬호선수를 응원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너무도 많다. 그들이 또 하나의 Korea의 숨은 저력이고 조국을 지탱하는 한 기둥이다.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라고 한다. 이제 Korean 과 Korean American의 팀웍으로 미국과 세계를 선도 나가자.

송승우 / 칼럼니스트 sportsf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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