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회 / 법무법인 '청주로' 변호사
중국의 베이징 군구 종합의원 외과 전문의였던 화이웨이는 중국 국민에게 뿐만 아니라 그의 행적을 아는 전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고 떠났다.

#프로의사 화이웨이

외과의사로서 수 천 건의 암환자를 비롯한 환자들의 수술을 맡아 단 한건의 의료사고도 없이 소임을 다한 그는 정작 본인의 몸은 돌보지 않아 사망(2006년 8월)하기 불과 1년 전 말기위암 판정을 받아 그가 평생동안 근무한 병원의 병상에 눕게 된다.

그의 입원소식을 접한 수많은 중국인들로부터 꽃다발이 수북히 쌓이며 매일 수 만명이 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상에 그의 이름을 클릭했다. 그의 증세가 악화되자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그를 병문안하고 그의 쾌유를 빌 정도로 그는 중국인들로부터 히포크라테스로 추앙받는 국민의사였다.

외과전문의였던 그는 52년간 수천건의 수술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의료사고를 내지 않은 화타같이 뛰어난 의사였고, 1천여명의 생명을 구해 환자들로부터 '생명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찬사를 들어왔으며, 중국 언론들로부터 "고상한 의덕(醫德)과 뛰어난 의술로 무수한 중국인들을 감동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누리꾼들도 화이웨이는 환자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평등하게 심혈을 기울여 치료해줬다며 그를 한 목소리로 칭송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화이웨이를 중국의 히포크라테스로 추앙하고 병석에 누웠던 그의 쾌유를 빌었던 이유는 그가 유능한 의사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투철한 직업의식, 즉, 그가 실천하는 의사의 표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환자를 위해서라면 휴일은 물론이고 퇴근 후 집에서까지 최선을 다해 의술을 베풀고 병원에서 퇴직한 후에도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800명이나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멀리 휴가를 갔다가 한 노동자가 위암진단을 받았다는 기별을 받고 "열흘 휴가기간 내내 수술을 미룰 수는 없다"며 돌아온 적도 있는 등 자신의 직업에 투철한 프로의사였다.

또 그는 단 한 번도 환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는 그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감사의 표시로 10여만원이 든 상자를 놓고 가자 그는 이 돈을 병원 인근 은행에 그 환자 명의로 고스란히 예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회에 대한 진정한 봉사는

우리사회가 혼란할 때마다 혜안을 가진 국민적인 영웅이 나와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어주길 바라거나 최소한 온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원로가 있어 그들의 조정역할에 의해 사회가 정돈되기를 바란 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매체를 통한 포장과 기초가 허약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능력이상으로 영웅화하는 쇼맨쉽 만으로는 영웅이 될 수 없고 결국 그 허상이 드러나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한때 국민적 영웅으로 받들어졌던 황우석 박사의 경우나 기업성장의 신화였던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경우에서 경험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나 경제력에 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봉사단체의 수가 많고 종교단체를 비롯한 각종단체의 해외봉사활동도 왕성하다. 태안기름유출사태에 처해 온 국민들의 자원봉사 열기는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그러나 이렇게 봉사의식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생활고 등으로 자살하는 비율이 OECD국가중 최고이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사회복지수준은 아직도 낮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묵묵히 자신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사회봉사의 기초가 아닐까.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유능한 사람은 숨어 있어도 그 존재가 드러난다는 의미)라는 말이 있듯이 화이웨이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한 눈 팔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찬사를 보내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김준회 / 법무법인 '청주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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