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990년대부터 '고구려 역사화' 준비

▲ 한국문화원연합회충북도지회는 지난 5일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동북공정과 고구려문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 이지효
서길수 교수, 동북공정과 고구려문화 학술세미나 주제강연

"고구려는 독자적 연호를 사용하고 하늘에 직접 제를 지낸 당당한 천손국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강조하는 고구려는 중국 동북지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문화원연합회충북도지회가 지난 5일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동북공정과 고구려문화 학술세미나'에서 서길수 서경대 교수와 박상일 청주대 박물관 학예실장이 주제발표를 실시했다.

이날 서길수 교수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간도 영유권 문제'를 이야기하며 동북공정에 대해 우리가 그 내용을 잘 파악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지난 1990년대 본격적인 고구려사 연구와 국가기관이 참여하기 시작해 2002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5년간 동북 변경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구프로젝트(동북공정)를 실시하면서 고구려 역사문제와 간도 영유권 문제 등이 표면화 됐다.

이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과 동북 3성(흑룡강성, 길림성, 요령성)이 주관하고 있다.

동북공정에서 선정된 연구과제는 고구려사 문제 뿐 아니라 고조선 연구, 고구려 연구, 발해 연구, 근현대사 문제 연구, 국경이론 및 민족문제 연구 등 한국사 대부분이 해체되는 내용을 갖고 있다.

서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일부 변방의 문제일지 모르지만 한국으로서는 국체가 흔들리는 절대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동북공정을 2002년부터 시작된 하나의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중국이 쓴 고구려 역사를 집필해 고구려를 중국역사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 중이었다"며 "공사장 현장이 판넬에도, 기념품에도, 중국 남부에 자리한 집안시 시민수첩과 관광 안내서, 기념우표 등에도 '고구려가 중국 동북지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라는 것을 게재해 은연중에 세뇌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왜 그들은 고구려사를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중국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고구려는 중국 땅에 세워졌고 고구려는 국가가 아니라 중국 동북지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이기 때문이고 고구려 멸망 뒤 대다수의 고구려인이 중국에 남아 중국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광개토대왕비가 한문으로 된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렇게 광개토대왕비가 한문으로 됐다는 것으로 중국의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것이 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완벽하고 용의주도하게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고구려는 중국의 역사라 아니라는 사실을 이렇게 증명하고 있다.

먼저 고구려와 중국을 비교한 한 장의 지도를 펼쳐보였다.

고구려는 BC37년부터 AD688년까지 28대 왕이 705년 동안 지배해온 정권이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동안 35개의 나라가 바뀌었는데 어떻게 705년을 이어온 나라가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 될 수 있느냐를 이야기했다.

또 옛 중국 역사기록에 나타난 고구려, 백제, 신라의 해동삼국과 우리나라의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도 나타나 있을 뿐더러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 '고구려는 당당한 천손국가'이며 독자적 연호를 사용한 점을 들었다.

서 교수는 "우리는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지효

jhlee@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