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렬 / 충북교육사랑회장·청주 원봉초교장
"야호?" 신나는 겨울방학이다. 하늘에서는 새하얀 눈이 마구 쏟아진다. 운동장에는 개구쟁이들의 환호성소리가 떠나갈 듯하다.

겨울방학이 되어 아이들은 신바람이 났지만 학부모들은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12번의 방학이 있다. 이 방학은 1년에 약 80일간이므로 매우 긴 시간이다.

방학은 부모에게 주어진 계절학교이다. 여름학교·겨울학교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개별지도로 보내는 학교이다. 남들이 보람 있게 12번의 방학을 보내는 동안 방임으로 허비하는 것은 내 자녀를 그만큼 소홀히 다듬고 있는 것이다.

방학은 부모에 의해 창조적으로 활용돼야한다. 그리고 방학에는 학교공부에서 얻지 못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방학은 귀여운 자녀들이 편안히 쉬면서 다음 학기를 위해 재충전하는 시기로 학교에서 학습할 수 없는 것들을 학습하는 기간으로 삼고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래 방학의 방(放)자는 '놓다' '놓아주다' 이고 학(學)은 '배우다' '공부하다'의 뜻으로 방학(放學)은 '공부에서 벗어나 노는 기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옛날에는 학교공부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속박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공부가 짐이 되도록 경쟁을 시키거나 교과내용을 강압적으로 외우게 하지 않는다.

교실과 학교라고 하는 좁은 울타리 속에서 교과서라는 한정된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경험을 넓히고 취미와 개성과 적성에 맞게 스스로 문제를 찾아 탐구하고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현장학습, 역사탐방, 도·농교환학습, 국제친선교류, 수영과 스케이트교실,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방학은 이러한 경험의 기회를 더욱 확대해 주는 기간이다. 유종렬/충북교육사랑회장·청주 원봉초교장


그래서 방학(放學)은 방학(訪學)이어야 한다. 여기서의 방(訪)은 '찾는다' '널리 묻는다' 라는 뜻이니 방학(訪學)은 보다 넓게 배움을 찾아 그것을 스스로 풀어가는 시간이 돼야 한다. 미래의 열린 세상에 적응할 지혜를 쌓기 위해서 보다 새롭고 폭넓은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방학을 이용해 한자교육을 하는 것은 어떨까 권장해 보고 싶다. 1학년 때는 하루에 단어 하나, 2학년 때부터는 매 학년 하루에 두 글자씩 익히면 별로 부담을 주지 않고도 초등학교 졸업시에는 1,000여자의 한자를 익히게 되니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자녀가 좀 허약하거나 비만하면은 여름방학엔 수영, 겨울방학엔 스케이트를 가르치고, 여름방학엔 자녀들을 흙냄새 물신 풍기는 고향으로 보내서 농촌체험도 하게 하면 농촌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공부가 될 것이다. 배움이란 책속에 있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집에 있고 우리 마을에 있다.

책을 읽고 독서록을 정리하는 일과 일기쓰기는 거르지 말아야 하고 자기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한 가지 재주 익히기, 한 가지 취미 생활하기, 한 가지 집안일 맡기, 한 가지 봉사활동 하기, 어려운 사람들 도아주기 같은 일도 스스로 계획을 세워 꼭 실천하면 매우 보람 있는 방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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