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시호 / 음성군 대소초 교사

지난여름 동료교사들과 백령도로 공동연수를 갔다. 백령도는 지금처럼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 두번이나 다녀왔기에 낯설지가 않다. 심청이가 바다에 몸을 던진 '인당수'가 지척에 있고, 세계에서 두 곳뿐인 '사곶 천연비행장' 규사 모래밭을 자동차로 달려보면 느낌을 알게 된다.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날라 다니는 모습처럼 생겨서 백령도라고 하며 서해의 청정지역 해금강이라는 '두무진'의 경관은 환상적이다. 자연산 우럭, 해삼, 쑥, 놀래미, 까나리 액젓이 유명하고, 커피나 맥주한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쾌속유람선을 타고 가면 지금까지의 자신을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리면, 우리나라 최남단 강진의 땅끝 마을에서 가까운 청청지역 '보길도'가 있다. 보길도는 윤선도가 어부사시사에서 자랑하던 멋진 섬이다. 동해로 가면, 울릉도 도동항, 나리분지가 나오고, 오징어, 천궁, 더덕 등 약초가 많다. 북면의 추산에는 절벽 위의 통나무 집 '추산일가' 펜션이 있고, 10여 년 전 1박을 했다. 추산일가에서 보는 청정지역 바다는 울릉도의 가장 좋은 명당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바다로 둘려 쌓여 먹을거리를 저렴하게 바다에서 구하고, 서해의 백령도, 남해의 제주도, 거제도, 홍도, 보길도, 동해의 울릉도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좋은 조건의 바다를 낀 관광지가 많다.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의 파타야, 요코하마, 마닐라해변, 영국의 남부 바닷가 브라이튼, 하와이도 가보았지만, 제주도나 해운대 등 우리나라 바닷가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는 군산, 울산, 포항 앞바다에 음식쓰레기와 축산폐수를 갖다 버리고 있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나라는 일본, 필리핀, 한국 등 세계에서 3개국뿐이다. 물고기를 많이 먹는 일본 사람들 몸에서 수은 같은 독성물질이 많이 검출되는 것은 바다오염 때문이다. 일본 사람 다음으로 물고기를 좋아하는 우리들은 우리 밥상에 오물을 뿌려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동해의 바닷물이 새로운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양군 현남면 해안으로부터 20여키로 떨어진 곳의 깊이 1000여 미터 바닷속에서 끌어 올린 물에서 염분을 빼고, '해양심층수'라는 마시는 물을 만들고 있다. 보통 깊이 200미터 아래의 바닷물 '해양심층수'는 레저, 건강, 농업, 수산업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노르웨이 등 5개국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우리가 바닷물에서 '해양심층수'를 개발해 잘 활용하고 있다니 좋은 일이다. 그러니 정부는 빨리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항시 이웃나라와 전쟁으로 가난을 벗어나질 못했는데,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극복하고, 40여년 만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성경 '야고보서'에는 '우리는 끈기 있게 끝까지 견뎌낸 사람들을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는 말씀이 있는데 바로 우리민족을 보고 한 말 같다. 모든 나무가 잎사귀와 열매를 떨어뜨리는 이 겨울, 많은 사람이 줄어든 살림에 힘겨워하고 있다. 우리들의 먹을거리 보고(寶庫) 바다를 살리고, 바다를 활용한 관광대국으로 변모하는데 힘을 모으자. 또한 3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덕분에 '해양심층수'같은 좋은 프로젝트를 계속 개발해서 자원이 빈곤한 한계를 벗어나길 기대해본다.

류시호 / 음성군 대소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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