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영호 / 충북문인협회장
마음이란 무엇일까. 머리로 생각하는 것인지. 가슴에서 느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딱히 '이것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어렵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고 따뜻한 말이지만 막상 곰곰 생각해 보면 가깝고도 먼말이다.

보이지 않는 실체는 추상적 관념이다. 추상적 관념이 한 사람의 전체를 평가하는 저울이 된다. 저울의 높낮이에 따라서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나쁜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무형의 존재이지만 마음은 곧 그 사람의 전부이다. 마음이란 이렇듯 난감한 것인데 이는 사람의 영혼이 아닐까 싶다. 영혼이란 생각이다.

느껴지면 동하게 된다. 동한다는 것은 언어로든 표정이든 행동으로든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 표현된 것으로서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측정하고 평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가장 민감하게 표출되는 곳이 눈이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진실을 읽을 수 있다. 거짓이거나 진심이거나 감출 수 없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기에 눈은 마음에 창이라고도 한다. 마음의 변화에 따라 눈은 달리 움직인다. 미간이 좁혀지기도 하고 눈 꼬리가 올라가기도 한다.

그 다음은 입이다. 입 모양이 ∪형태인 사람은 항상 긍정적이고 활달하며 명랑하여 보는 사람마저 기쁜 마음이 되나, 입 모양이 ∩형태인 사람은 불평불만이 많고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 함께 있는 사람까지 짜증을 내게 하기 쉬운 사람이다. 이는 곧 웃으라는 말이다. 미소 짓는 모습은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눈이나 입 모양은 얼굴의 대표적인 구성체이며,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요 심성의 표징이다. 웃음이 없는 사람, 웃음이 없는 가정, 웃음이 없는 사회를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불행한 곳이겠는가. 화가 났을 때 절대로 눈이나 입이 부드러울리가 없으며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표정이란 그 사람의 생각이요 마음이요 영혼인 것이다.

만절필동(萬折必東), 흐르는 황하(黃河)강의 물이 이리저리 만 번을 굽이쳐 흘러도 반듯이 동으로 흐르고야 만다는 말이다. 우리 사는 지구 또한 높은 산과 깊은 계곡과 강과 들판으로 이루어진 凹凸투성이지만 결국 둥글다는 사실이다.

둥글다는 것은 처음부터 둥근 것이 아니다. 어떠한 모양이든 형체든 처음엔 점으로부터 시작된다. 점과 점이 이어지면 선이 되고, 그 선이 처음 시작점과 만나게 되면 면이 되는데, 이는 최소 3각의 각을 이룬 뒤에 이루어지는 면이기도 하다. 면은 또 최소 4면이 만나게 되면 비로소 삼각 모양의 형체가 된다.

4각 5각 6각... 각이 더해 갈수록 곡선이 되어가고 결국 각이 없어진 곡선이 될 때 동그라미를 그리게 되고, 모형 또한 원형이 된다. 둥글다는 것은 가장 안정적인 형체이다. 지구가 그렇고 태양과 달과 별이 그렇다. 우주는 둥글다. 우주를 이루는 행성들도 둥글다. 인간의 형체가 마음이라면 마음 또한 둥글어야하지 않겠는가.

마음(心)이란 점과 점이 이어져 선이 된 뜻과 같이, 마음이란 생각이다. 바로 우리 몸에 깃들여진 지식, 감정, 의지 등의 정신 활동이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마음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의 마음을 깨끗이 하고 맑고 밝은 생각, 곧고 바른 자세를 취할 때, 단심조만고(丹心照 萬古) 즉 거짓 없는 지성스러운 마음은 영원히 빛난다는 양계성(楊繼盛)의 시와 같은 말이 아니겠는가. 반영호 / 충북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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