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천스님 / 천태종 사회부장
절에 몸담고 있다 보니 일 년 중 외지를 다니며 하는 일이 1/2은 되는 것 같다.

천태종 종단의 부장이라는 소임때문에 전국에 있는 말사에 매월 1번씩 정기적으로 정해진 법회를 보기도 하고 다른 업무 관계로 소속 사찰인 구인사를 떠나 만행을 하다보면 일 년에 우리나라를 한 바퀴 정도씩은 돌고 있다.

전국을 다니면서 불자들을 위하여 법회의 자리에 서면 이 세상 소식을 고루고루 다양하게 들을 수가 있다.

그 다양한 이야기 속에는 세상 사람들의 아름답고 정겨운 이야기도 있고 무척이나 힘들어하며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있다.

우리 불교가 가지고 있는 자비보시의 정신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어렵고 힘들더라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주길 바란다고 격려의 이야기를 한다.

또 하는 일들이 잘 되어서 세상살이가 신명이 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잘 될 때 좀 더 조심하고 잘 살펴서 더욱 더 발전이 되도록 하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세상 모든 일이란 보고 듣고 행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하나같이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몇 군데 봉사단체에 참여하다보니 소외되고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을 많이 만나보게 되고 눈물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았을 때에는 눈시울도 적신다.

이러한 구석진 우리 이웃들의 얼굴 속에 하루 속히 경제 사정이 좋아지길 바라는데 좀처럼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늘 한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 다름 아닌 빈부격차에 대한 것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말이다.

고급 음식점이나 고급 물건 파는 가게, 또는 상위 계층들이 드나들며 생활하는 곳은 좀처럼 불황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

이 불황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들의 전유물인양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고소득 연봉자와 억대 예금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보면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만큼 현재의 경제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온갖 정책을 도입하여 서민 경제를 살리고 중소기업과 소외된 백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로 양극화 해소에 대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피부에는 와닿지 않는다.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내지 임시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저절로 한숨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언제쯤 우리 이웃들의 골목 경제가 살아나서 주름진 얼굴이 펴질 수 있을는지 걱정만 앞선다.

이제 좀 나아지는 것 같다는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길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빈익빈 부익부의 시대를 청산하는데 지혜를 짜내야한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위해서는 각종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한창 일해야 할 20대 , 30대, 40대의 젊은이들이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게 급선무다.

아울러 영세 자영업자들의 골목 경기와 농어촌의 모든 경제가 하루 속히 회복돼 사상 최대라는 빈부격차, 양극화를 줄이기위해 정치권과 기업인들은 물론 모든 부문 구성원들 전체가 힘을 합쳐야한다.

경천스님 / 천태종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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