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우수시장박람회 르포

"1만500원 나왔는데 그냥 1만원만 주세요", "조금 더 드릴께요"
20일 오후, 따가운 가을햇살아래 청주체육관 광장에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모처럼 신바람이 났다.
휴일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청주체육관 광장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박람회에 참가한 재래시장상인들과 기분좋은 흥정을 하고 있었다.

행사장 축제분위기

이날은 올해 세번째로 열리는 '충청북도 우수시장 박람회'의 마지막 날.
먹거리 시장에는 집나간 며느리도 다시 돌아온다는 맛있는 가을전어가 후각을 자극했고 한마리를 통째로 굽는 맷돼지 바비큐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갖가지 음식냄새들은 입안에 침을 가득 고이게 했다.
체육관중앙 메인무대에서는 시간마다 즐거운 공연이 이어져 박람회의 흥을 돋우었다.

이날 가장 많이 흥이 난 사람은 다름아닌 재래시장 상인들이었다. 박람회 이틀째인 19일까지 운영본부가 추산한 방문 인원은 2만명이 훌쩍 넘었으며 마지막날인 20일까지 총 3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시장박람회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이 되자 본부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운영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급속도로 퍼진 신종플루로 인해 박람회 규모를 축소하고 행사가 취소될 위기까지 놓였었지만 예상외로 많은 시민들이 다녀갔다"며 "작년에 비해 방문객의 수도 크게 느는 등 반응이 좋아 상인들은 완전히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시장보다 매출 20배

박람회에 참가한 상인들의 매출도 급격하게 올랐다.
육거리 재래시장에 위치한 '오순례 반찬' 대표 오순례씨는 "평소 재래시장에서 장사할때 보다 매출이 20배나 올랐다"며 "3일치 준비한 반찬들이 이틀만에 동나 모자란 물량을 채우기 위해 바빴다"며 싱글벙글 했다.

증평장뜰시장에서 인삼을 가지고 박람회에 나온 곽태영씨는 "재래시장상인들이 대형마트와 SSM으로 힘들어 했는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즐거워 했다.
이번 박람회는 육거리재래시장과 청주북부시장 등 충북도내 20여개의 재래시장이 참가했다. 하지만 영리목적의 박람회가 아닌 재래시장과 충북지역 생산품의 홍보를 위해 개최된 박람회인 만큼 상인들은 바가지 요금을 자제하고 넉넉한 인심으로 특산품 홍보에 힘을 다했다.

넉넉한 인심도 홍보

충북상인연합회 임원들은 솔선수범하여 질서유지에 힘을 다했으며 번갈아가며 자원봉사를 계속했다.
충북상인연합회 박영배 회장은 "신종플루로 인해 '시·군의 날' 행사를 취소하고 행사규모를 축소하는 등 많은 고심을 하며 박람회를 준비했다"며 "관람객이 줄거란 당초 예상과 달리 큰 성과를 거둬 재래시장 상인들도 오랜만에 활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상인연합회는 이번 박람회의 큰 성공에 힘입어 내년에는 '전국 시장박람회'를 충북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민정기 인턴기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