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학생·노인 … 병원마다 빼곡

■ 현장르포 신종플루 거점병원 가보니

신종플루 공포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내 신종플루 확진자가 3천200명 선을 넘어섰다. 그중 1천940명이 치료중이며 1천340명이 완치됐다. 도내 22개 거점병원은 마스크를 쓴 환자들로 북적였다.

 

▲ 28일 청주시내 거점 병원마다 신종플루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 보통 2~3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한 가족이 아기를 안고 밖에서 불편하게 기다리고 있다. / 김기태

28일 낮 12시 충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실에는 40여명의 환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엄마손을 잡고 온 유치원생, 2개월 된 신생아, 회색머리의 노인 등 다양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초등생 딸과 함께 병원을 찾은 김미령(45·여)씨는 오전 9시반에 접수해 오후 1시가 돼서야 병원을 나설 수 있었다. "대기실이 밖에 있다 보니 아침에는 추웠어요. 검사비가 9만5천원이라니 서민들한테는 너무 비싸네요."

신종플루 확진검사비는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의 경우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경우 9만5천700원, 비보험의 경우 14만8천700원이며 2차 의료기관의 경우 7만원 안팎이다. 간이검사의 경우는 4만원대의 비용이 든다.

2개월 된 갓난아이를 안고 온 오현주(39·여·청주시 수곡동)씨도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아기가 감기에 걸려 동네병원을 다니다가 확진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갓난아이다 보니 다른 환자들이랑 같이 있기도 그렇고 밖에 있기도 그렇고 기저귀 갈기도 어렵고 어려움이 있네요."

하루 200여명의 신종플루 환자가 찾고 있는 진료실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밀려오는 환자들 때문에 오후 2시 이후에는 당일 접수를 받지 않고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검사 결과는 2일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 준다.

충북대병원 신종플루대책위 이기만 교수는 "다음주부터 진료실을 1개 더 늘려 전문의 3명이서 진료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의료기관인 청주성모병원도 하루 300~400여명의 신종플루 환자가 찾아 1층 로비에 마련된 선별진료실은 환자들로 빼곡하다.

확진환자인 고1 딸과 함께 온 유승주(41·여·청원군 오창읍)씨는 두 번째 방문이다. 지난 월요일에 확진검사를 받은 뒤 이날은 검사결과를 들으러 온 것. 첫 방문때는 3시간을 넘게 기다렸지만 이번엔 시간예약제라 바로 진료를 마쳤다.

"의사소견서가 1만5천원이라는데 너무 비싸요. 무료인줄 알았어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공결처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급받아야 하는데 종이 한 장인데 너무 비싼 것 아니에요?"

유씨는 확진검사비 7만원, 의사소견서 1만5천원, 진료비 등 모두 10여만원을 병원에 냈다.

성모병원 한 관계자는 "환자들이 요구하는 게 어느 학교는 의사소견서, 어느 학교는 진료확인증 사인, 어떤 학교는 계산서 등 제출하는 게 천차만별인데 교육청에서 통일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의사소견서 한 장을 쓸 시간이면 환자 3명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 청주의료원의 신종플루 환자대기실에는 빈 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루 200~300명이 찾지만 진료시간이 오전 8시30분부터 자정 12시까지로 길어 대기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검사결과는 3~4일 이후에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준다. / 김미정

mjkim@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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