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안주도 거리낌 없이 주문 받아

▲ 청주시가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불법행위 단속을 하고 있지만 업소들은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화려한 조명으로 취객을 유혹하고 있다. 26일 늦은 밤 청주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도우미로 보이는 여성들이 차에서 내려 노래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유흥가에는 어김없이 출장 마사지 광고 명함 등이 뿌려지고 있다./ 김기태

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26일.

밤 11시30분께 청주시 하복대, 충대중문, 봉명동 일대 등 일명 신흥 유흥가는 불야성을 이뤘다.

찾는 사람들이 많은 유흥가 주변은 네온사인 간판이 화려하게 수놓았고 인도와 차도에는 수많은 전단지가 뿌려져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골목마다 주차된 차량에는 대리운전 전단지부터 성매매를 알리는 명함 전단지까지 빼곡히 꽃혀 있는데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일부 여성들은 교차로에 서서 지나가는 남자를 붙잡고 "우리 가게에 와서 놀다가"라는 등 이곳에서는 호객행위가 당연한 풍경으로보였다.

밟히는 전단지를 따라 밤 11시 50분께 술에 취해 노래방을 들어가던 남자 일행 3명과 함께 하복대 A노래방에 들어가 봤다.

"도우미 부르실거죠."

남자 일행을 맞는 주인의 첫마디 였다.

이어 주인은 "도우미 2명에 노래방 한 시간 총 6만원"이라며 "여자는 미시로 하실꺼죠"라며 주문을 받았다.

또 술과 안주 주문 여부를 확인했다. 사장 B씨는"먹고 살려다보니 불법인 줄 알면서도 장사를 하고 있다"며 "이렇게 장사를 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속이 나올 경우 도우미는 일행이라고 속이고 술은 무알콜 맥주로 바꾸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찾아간 충대 중문과 봉명동 일대의 노래방도 하복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방학동안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다는 정모(26·청주대·4년)씨는 "일행중 여자가 끼어 있지 않으면 90%이상이 도우미를 불러달라고 한다"며 "노래방에서 술을 판매할 수 없어 음료수가 들어가 있는 냉장고 안에는 무알콜 맥주만 넣고 창고에 맥주를 숨겨놓았다가 주문하면 내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단속에 나선다고 노래방 업주들이 적발 될 수가 없다"며 "단속방법과 경로는 이미 업주들 손바닥안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상우 청주시장이 지난 21, 25일 '노래방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하면서까지 노래방 불법행위 단속에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불법적인 노래방 문화는 여전한 분위기다.

환경미화원 김모(52)씨는 "내가 담당하는 청소구역에서만 하루에 100ℓ쓰레기봉투 2~3봉지가 전단지로 가득찬다"며 "술집에서 전단지를 일일히 사람들에게 나눠주는게 아니라 그냥 바닥에 뿌리기때문에 밤 10시부터는 쓰레기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신국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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