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수 충청대 교수

일 년의 반환점을 도는 6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금년 6월은 다른 해와 달리 왠지 마음이 착잡하다. 이는 무엇보다 천안함의 침몰사고로 많은 젊은 장병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한 시민단체가 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에 대한 유엔의 진상규명을 촉구한 점이다. 이런 문제를 접하는 시민의 마음은 안타깝다. 상식적으로 볼 때 그들은 그런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최소한 인간적이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희생자 가족의 입장과 사회의 상황을 돌아보는 것이 도리이자 순서이다.

천안함의 침몰사고와 관련해서 희생자의 장례식을 치룬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가. 또한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 친척을 잃은 희생자 가족의 고통과 슬픔은 얼마나 생생히 남아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그와 관련된 문제의 진위를 따지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그들이 과연 우리사회의 바른 의식을 지닌 구성원인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그와 같은 행위는 어느 희생 장병의 할머니가 오열하며 부르짖은 말처럼 가슴에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고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을 두 번 살해하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젊은 장병들의 희생으로 사회가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그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이 북한에서 주장하는 듯한 개연적 측면만을 가지고 그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분별없는 성급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천안함 사건이 그들이 주장하는 의혹처럼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할지라도 희생자 가족과 사회를 분노케 하고 국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법적인 문제를 떠나 도덕적, 윤리적인 측면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다.

역사는 비록 시간이 걸린다고 할지라도 남침사실이 밝혀졌듯이 사필귀정의 결과와 함께 진실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들이 사회를 사랑하며 그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진정성을 지니고 있었다면 그들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함께 시간을 두고 보다 신중한 자세로 문제에 임했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지 반세기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침몰사건, KAL기 폭파사건, 아웅산 폭발 등과 같은 끔찍한 인명 피해를 가져온 적대적인 살육행위가 오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현실을 외면한 채 사회를 부정하는 듯한 행위는 이적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렇다보니 사회에는 파괴적이고 불건전한 의식이 팽배하며 사회는 가치관의 혼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단체나 사람들의 행위는 그들이 아무리 훌륭한 명분과 목적을 지니고 그를 외치고 있다고 할지라도 천박한 이론과 지식으로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앞세우기에 급급하여 붓을 놓지 못하고 사회의 갈등을 부르는 편협한 지식인의 졸렬한 행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고통을 겪는 원인은 그처럼 이기적이고 사회 파괴적인 사람들이 부정적인 의식을 확산시키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세계에 대한 환상과 감상에 빠져 무책임한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정당화시키고 있다. 그들이 진정 사회를 사랑하고 현실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갈등이 아니라 사회의 화합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들이 그런 의도를 지니고 있다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산화한 순국장병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정신과 뜨거운 마음이 불타오른 6월의 하늘을 바라보며 조국에 대한 감사와 함께 부끄러운 마음으로 자성하며 사회를 고통스럽게 하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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