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원 前 청주교육장

올 9월 1일부터 시·도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청의 명칭이 교육지원청으로 바뀐다. 명칭과 함께 기능과 역할을 변화시켜 순수 교육발전을 위한 지원기관으로 탈바꿈하여 교육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률을 개정하여 성실한 교육지원이 되도록 하고, 교육전문직과 행정직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한다고 하니 그 결과가 기대된다. 특히 현장교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던 단위학교에 대한 정기 감사를 사안 발생 시에만 실시하기로 변경한 것은 환영받을 일이다.

교육 전문직으로 20년 가까이를 봉직해온 필자로서는 명칭 변경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기에 크게 기대는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교육 지원 활동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저 부서 간의 업무조정 정도로 그쳐 명칭변경에 따른 막대한 예산 낭비와 변경의 의미가 퇴색돼 또 다른 실망을 안겨주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동안 교육청이라는 이름이 주는 뉘앙스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감독 적이며, 교육 현장과의 먼 거리감과 이질감, 특히 현장교육발전에 도움이나 지원보다는 걸림돌 내지는 저해요인이라는 것이 학생과 교사 및 학부모들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은 교육 청(廳)과 교육 지원청(支援廳)이 주는 의미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육발전을 꾀하겠다는 발상이 고작 관리·감독·지원기관의 기능을 완화하는 명칭 변경이 고작이라는 게 그저 식상할 뿐이다.

지역교육청의 설치의 본래 목적은 국민교육의 기초인 초중학교 교육이 잘 실현되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었다. 1952년에 처음으로 교육자치가 실시되면서 지역교육구로 불렸던 교육청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를 찾아다니며 도와줄 거리를 살펴보고 시·군청의 지원을 받아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했기에 그 노고에 고마워했었다.

장학사는 교사들의 각기 다른 부족한 학습지도 능력신장을 위해 시범수업은 물론이고, 호롱불을 밝히면서 함께 고민하고 하나하나씩 개선해 나가기도 했다. 심지어는 한글 맞춤법이나 셈본의 계산방법 지도능력이 부족한 교사들에게 바른 지도법을 형이 동생에게 한글을 가르치듯 하나하나 일깨워주기도 했었다.

관리직은 학교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필요한 것을 찾아 부족한 재정형편이지만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려고 독지가를 찾아가 지원요청을 하기도 했었다.

그 초심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참 좋았을 텐데, 교육여건이 많이 좋아진 지금은 그 구성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업무처리로 본연의 임무 수행에 충실하지 못한 상황에 더해 각종 교육 비리는 앞을 다투어 일어나고 있다.

매년 늘어나는 학교 수와 늘 새롭게 생겨나는 업무를 처리할 담당자 수의 절대 부족, 학교현장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전문직의 부족한 창의력과 리더십, 그래서 장학사를 잡무처리의 달인인 7급 공무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현장교사들의 학생교육에 대한 책무성과 사명감 결여와 학생들의 재능과 학습능력 신장을 이끌어주지 못하는 교사들의 지도력과 창의성, 이를 발전 지향적으로 조정하거나 조장하지 못하는 학교장의 리더십과 장학력도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교장공모제를 들고 나오는지도 모른다.

교육현장이 안정되고,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치며, 학생들이 부지런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지원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에 교육전문직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교사들의 학습지도 능력 계발신장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신장될 수 있도록 연구 노력하면서 알차게 지원하고, 교육행정직은 교사들의 교수활동과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내 집 살림처럼 규모있게 지원해 열심히 탐구 노력하는 학교로 가꾸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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