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조광래 감독(56)이 겸임 의지를 접으면서 프로축구 경남FC의 후임 사령탑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감독은 최근 "팀의 안정을 위해서 빨리 나와 경남의 관계가 정리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경남을 떠날 뜻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조 감독은 당시 경남 감독을 겸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경남은 전남드래곤즈와의 FA컵 16강전에서 4-7로 참패했고, 이후 조 감독의 거취로 인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조중연. 이하 축구협회)도 오는 9월 전까지 경남과의 관계를 정리해야할 것이라며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겸임도 물론 가능한 방법이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며 사실상 겸임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구단 외부에서 차기 감독 선임문제까지 불거지자 조 감독은 결국 경남과의 관계를 빨리 마무리짓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0 포스코컵 4강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이날 조 감독은 지역 축구인들과 만나 경남 및 차기 감독 문제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조 감독의 겸임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던 경남 측은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정리 작업에 착수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일단 조 감독은 경남이 김귀화 수석코치(40) 체제로 남은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경남이 FA컵에서는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리그 5위 및 포스코컵 4강 진출 등 호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조 감독은 "시즌 중 다른 지도자가 새로 선임되는 것보다 그동안 팀을 잘 이끌어 준 김 수석코치가 남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 안정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만 경남 사장(53)도 전남과의 FA컵 16강전(21일)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조 감독의 겸임이 어렵다면, 기존 코칭스태프들이 남은 시즌 동안 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새 감독 선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지역 출신 지도자들 중 한 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접촉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경남 지역 출신 전직 프로팀 감독과 현역 K-리그 수석코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시즌 중 사령탑 교체는 팀 전체의 분위기 및 전력을 재구성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지만, 대행체제보다 안정되게 팀을 꾸릴 수 있기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조 감독이 겸임 의지를 접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경남은 조만간 협의를 거쳐 후임 사령탑 선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던 경남이 과연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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