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28·정지훈)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주식 때문이다. 비는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던 코스닥상장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지난 9일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비가 보유주식 350만7230주(4.72%)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325원이던 주가는 다음날 280원으로 급락했고, 27일 현재 250원이다. 2007년 상장폐지 사유로 거래 정지 상태였던 휴대전화 부품회사인 세이텍을 통해 우회상장하면서 몸집을 키운 비다.

이번 사건은 무리한 사업 확장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에 문외한인 비는 패션·디자인업체 제이튠크리에이티브와 엠블랙이 소속된 제이튠캠프 등 사업을 확장해 왔다.

투자자들은 “비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으로 몰려가 ‘비의 배임죄 혐의여부를 수사해달라’고 청원 중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구설에 휘말렸던 비는 이번 사건까지 겹치며 이미지에 큰 흠집이 생겼다.

비를 옹호하던 팬들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가 손을 털고 나가면서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비는 지난 4년 동안 여러 건의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2007년에는 월드투어 관련 사기혐의로 한국과 미국에서 고소를 당하며 법정에 섰다. 작년 9월 콘텐츠그룹 라 끌레 크리에이티브에게 10억원, 올해 4월에는 D사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특히, D사는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는 입대 전까지 이 법정, 저 법정을 오가며 재판을 받게 됐다. 비는 내년에 군대에 간다. 대학원에 다닌다는 이유로 9월로 예정된 입대를 미뤘다. 연예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입영 연기방법 중 하나다.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 과정에 적을 걸고 있다.

와중에 열애설도 터졌다. 전지현(29)의 집을 드나드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을렀다.

그동안 제기된 숱한 의혹에 대해 비는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경험법칙에 기대왔다.

비는 KBS 2TV 드라마 ‘도망자’를 녹화 중이다. 주식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소액주주들을 분노케 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코믹 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사에 따르면, 비는 일본에서 녹화를 마치고 다음 촬영지로 이동 중이다. 8월말이나 9월초까지 홍콩과 태국,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를 돌며 드라마를 찍는다. 비난 여론이 잦아들 수도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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