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지난주 내내 민족의 대이동으로 한바탕 시끌벅적했던 한가위 연휴였다.

해마다 한가위 즈음이면 차례상 비용이 얼마인지 언론들이 앞다투어 방송하곤 하는데, 올해는 계속된 폭우와 이상기온으로 과일과 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평균 추석 차례상 비용도 19만4천540원으로 많이 상승되었고 추석 명절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채소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필자도 추석 연휴 때 고향에 내려가 이웃들에게 명절 선물을 하려고 보니 사과와 배 값이 작년의 1.5배 이상 뛰어 놀라기도 했다.

그래도 경기회복 덕택에 올해 추석 선물 인심은 두둑해졌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식품·화장품 업체들의 추석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증가세를 보였고, 기업용 특판이나 매장 판매도 10% 이상 증가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가로이 개별 장바구니 물가나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좀 더 거시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각 가정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정작 중요한 사실인 것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약 755조원으로 수십조원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게 현실이고 '가계부채 비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2005년 104%에서 2009년 122%로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달말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목표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가계의 재무건전성 악화라는 복병 때문에 금융위와 국토부등 관련 부처간 오랜 논란 끝에 규제완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DTI 규제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계층의 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조치이므로 DTI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가계부채 문제가 당장 악화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DTI 규제를 풀더라도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가계 및 금융회사 부실화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의 수단인 DTI 규제완화는 거래 활성화는 커녕 오히려 집값 상승 심리만 자극할 수 있고 또 대출 이자부담도 점차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실효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규제완화 조치후 1개월이 지났는데도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난리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711조6천억원으로 3월말보다 15조1천억원이나 늘어났다. 1분기 4조6천억원에 그쳤던 가계대출 증가액이 2분기 3배에 가깝게 증가하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7%로 아직은 낮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고 있고 대부분 원금 거치형의 변동금리형 상품이 많은 관계로 금리가 급속히 오를 때에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구조다.

각설하고, 우리 정부는 가계의 거품을 줄여가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다. 단기간에 그것이 어렵다면,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가계부채가 더 빨리 늘어나는 현상이라도 막아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 과제인 것이다.

한가위 연휴에 온가족이 모여 풍성한 차례상 앞에서 정겹고 즐겁게 나누던 웃음꽃만큼이나 가계부채 걱정없이 모든 가정에 행복의 꽃이 가득 피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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