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바야흐로 취업시즌이다. 많은 대학생들과 취업 재수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갈고닦은 공부들과 각종 사회활동을 통해 쌓아온 스펙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하는 시즌인 것이다.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전쟁이지만, 올해는 특히 오랜 불경기의 터널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치러지는 전쟁이라서 더욱 새로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

KB 금융지주 등 일부 대기업군이 신입사원 선발 인원을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을 펼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 계열군들이 지난해보다 대폭 채용인원을 늘려 잡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특히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년초에 직접 30대 그룹 총수들을 불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투자 및 고용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상생협력 정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많은 대기업들이 채용계획 인원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삼성그룹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당초 목표로 잡았던 4천명보다 500명 늘려 4천500명을 뽑을 예정이고 상반기에 선발한 인원까지 합하면 올해 8천명을 채용하는 셈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23%나 늘어난 규모다.

LG그룹도 올해 신규 채용을 애초 계획보다 50% 늘려 잡았고 현대기아차그룹은 인재 발굴과 육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지난해 4800명보다 많은 5000여 명을 뽑기 위해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다. SK그룹도 하반기에 작년 동기에 뽑은 600명보다 10~15% 많은 대졸 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필자는 오늘 청주에 있는 서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 리더십과 도전정신' 특강을 하면서 여러 학생들에게 취업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역시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기업 취업을 1순위로 희망하면서 그에 맞추어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었고, 또 교직이나 공무원등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업군을 희망하면서 장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단 오늘의 질문이 아니고 각종 여론 조사를 보더라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안정적인 평생직장에 대한 열망은 점점 더 높아지고 청년들의 창업정신이나 도전정신은 오히려 많이 퇴보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사람이나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안정적인 직업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제한적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모두들 최고의 대기업 입사만을 꿈꾸고, 탈락하면 마치 사회에서 소위 '루저'로 취급받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흔히 '용의 꼬리가 될지언정 뱀의 머리가 낫다'라고들 말한다. 그렇다. 모두가 용이 되고자 하는 때에 차라리 뱀이 되어 작지만 화려하게 비상할 내일을 준비하는 것도 다원화되고 다양성이 각광받는 시대에 성공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자의 지혜일지 모른다.

필자는 오늘 학생들에게 당차고 강하게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가라고 주문하였다. 세상을 향해 준비된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알리고 최선을 다했음을 자신있게 외쳐라. 만일 자신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음에도 선택받지 못했다면, 젊은이의 높은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차라리 본인 스스로 세상을 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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