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택시장의 두 얼굴]

금리인상·공급불균형

'최악의 전세난' 우려

올초부터 쏟아진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역 재개발·재건축 주택시장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금리인상 충격으로 매매거래 실종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청주지역 40여곳의 재건축·재개발 지연으로 민간공급마저 위축되면서 최악의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주 일부 주거지역의 경우 구 23평형, 32평형대의 중소형 아파트값이 공급 불균형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상승하는 등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 재개발·재건축 '삐그덕'= 지역 주택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주택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졌고 그로 인해 새로 집을 사려했던 사람들이 다시금 관망세로 돌아서 버린 것이다. 또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는 급매물 또는 급급매물도 좀처럼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시장에서는 급등하고 있는 대출이자를 상쇄시키고자 전세값을 올리거나 반전세 혹은 월세로 전환시키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조치 한방으로 취득세 인하 및 임대사업자 세금감면 등 정부대책은 약발을 상실한 형국"이라며 "앞으로 더욱 심각한 전세난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상 주택시장에서 전세가가 상승하게 되면 돈을 좀 더 보태 내집을 장만하려는 매매 수요는 증가하기 마련이다.

일시적으로 전세 대기수요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잇따른 지연사태도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계속된 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고 아파트 착공 및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소형아파트 가격 급상승= 실례로 청주에서 아파트 신규 공급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기존 20,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주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얼굴격인 상당구 용암동 부영2단지(구 32평형)의 경우 1억7천∼1억7천500만원에 거래돼 지난 2월에 비해 2천만∼2천500만원 뛰었다. 인근 덕일아파트 24평형도 1억4천만원 정도로 2월보다 2천500만∼3천만원 올랐다.

또한 흥덕구 현대2차 23평형의 경우도 1억6천500만원에서 1억7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D공인중개사사무소는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긴 하지만, 4월 말까지는 수요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소형평형 물량 부족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주지역에서는 구 23~25평형대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소진된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초소형 강세 주도= 청주지역에서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2009년 이후에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반등현상 때문이다.

이 기간에 분양시장에 나온 것은 성화지구의 호반베르디움(840가구), 용정지구의 한라 비발디(1천400가구), 율량2지구의 대원 칸타빌(903가구), 북문로의 엘리시아(286가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2년 이상 신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합세를 보였던 기존 중소형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한 것이다.

한해 청주지역에서는 5천쌍으로 추정되는 신혼부부와 임대아파트 대기자 수요가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중소형 공급 지속= 청주시는 임대아파트 등 중소형아파트의 신규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 아파트사업 승인을 받고도 장기간 착공을 미룬 10개 시행사를 대상으로 청문해 상당수 업체로부터 올 연말까지 분양 등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 자금 마련에 애를 먹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미착공 업체 대부분 설계변경을 통해 중소형을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아직설계변경 허가를 신청한 곳은 없다.

시 공동주택담당은 "미분양 상태의 대형 아파트는 할인해도 수요가 많지 않지만, 지역 중소형아파트는 수요가 넘쳐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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