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유종렬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선생님에게 얻어맞았으면서도 또 그 선생님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세대 입장에서 요즘 학교의 상황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 도를 넘는 체벌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의 빗나간 행동 역시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 초·중·고 교실이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수업중인 교사에게 휴대폰으로 욕설문자를 날리고, 심지어는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등 '교실붕괴' '교권추락'이 매우 심각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21~22일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 3천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교사의 96.9%가 "수업중 문제 학생을 발견해도 일부러 회피하고 무시한다"고 답했다. 또 교사들은 "뉴스에 보도되는 (교실붕괴) 상황은 일부일 뿐이라며 강한 교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지경"이라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교사들은 '때리려면 때려라. 우린 신고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학생 앞에서 '내가 왜 교사가 되었나'하는 자괴감까지 든다고 한다.

최근 경기도 일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업중 웅성대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한 학생이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이는 장난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옆 자리의 학생들이 달려들어 불은 금방 꺼졌지만 교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올해 3월 경기도교육청이 도입한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하려면 먼저 학생 동의를 받아야 함으로 "학생들이 담배나 라이터 등 위험한 물건을 갖고 교실에 오는 것을 막기가 힘들다"고 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등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여 엎드려 뻗치기, 운동장 돌기 같은 간접체벌을 제한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에서는 최근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해 달라는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문제 학생을 교장실로 데리고 가면 교장이 학생과 상담한 뒤 상호이해 하에 훈육봉으로 체벌을 가한다고 한다.

학원강사가 학생을 체벌하면 학부모들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이해 하지만 만약 교사가 학생을 때리고 나무라면 "왜 우리 아이를 혼내느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심지어는 교육청에 진정을 내기도 한다. 이게 지금 사회 분위기다.

지금까지 교사들이 너무 권위주의적이었다는 문제는 있다. 하지만 사회화 기능을 수행하는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강제적인 권위도 필요하다고 본다.

교권회복과 건강한 학교분위기 조성을 위해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다수의 아이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이제 우리 모두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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