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정에서 부모와 형제자매들과 생활하며 사회생활과 예의범절을 익히며 사회화 되어가고 가정은 삶의 바탕이며 우리의 안식처이다.

농업사회에서는 가정은 노인의 천국이라 했는데 최근 들어 가정에서 자식이나 손자의 손에 부모나 조부모가 살해된 신문 기사들은 우리를 경악케하며 잘못된 교육현장을 되돌아보게 한다 .

최근 들어 한 자녀를 낳는 가정이 늘어가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 속에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학교 교육에 이어 학원으로 끌려다니며 밤 늦게야 귀가하는 사례를 흔히 발견하게 되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는 학원비 충당에 힘들어하면서도 남에게 내 자식이 뒤질세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지나친 보살핌과 간섭 속에서 자녀들은 자기 문제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 몽구(蒙求)에 맹모단기(孟母斷機)라고 했다. 전국시대에 태어난 맹자는 어린 시절에 집을 떠나 타향에서 공부하던 중 어느 날 어머니가 보고 싶어 느닷없이 집에 돌아왔다.

맹자의 어머니께서는 베틀에 앉은 채 맹자에게 "그래, 글은 얼마나 배웠느냐"고 묻자, "별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어머님"하고 대답했다. 맹자의 대답이 끝나자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의 날실을 끊어 버리고 "네가 공부를 중도에 그만 두고 돌아온 것은 지금 내가 짜고 있던 베의 날실을 끊어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타이르자 맹자는 크게 깨닫고 스승에게 돌아가 전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명유(名儒)로 성장했다는 일화로 오늘을 살아가는 어머니들께 많은 깨달음을 주는 말이다. 오늘 우리 청소년들은 부모들의 과잉보호 속에 어려움 모르고 타율적으로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나약하게 성장하고 있다. 온실에서 자란 화초는 밖에 내놓으면 곧 시들어 버린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승자강(自勝者强), "스스로를 이기는 것이 강한 것"이라고 했다.

어렵고 힘든 일도 이겨내고 유혹도 뿌리치며 자제력(自制力)을 길러내 세계화 속의 거친 세파(世波)를 이겨내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자녀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자. 채근담(菜根譚)에 인능선단(仁能善斷)이라고 했다.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인자한 모습 속에서도 "베틀의 실을 끊어 (孟母斷機)" 어린 자식을 스승 밑으로 되돌려 보내 공부를 계속 하도록 한 맹자의 어머니와 같은 결단력이 오늘을 살아가는 어머니들에게도 필요하며, 논어(論語)에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이라고 "몸을 바로 가지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따라서 행한다"고 하여 부모들에게 많은 시사점(示唆点)을 준다. 내 자녀를 사랑한다면 부모는 자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대자연 속에서 심호흡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살아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부모에게 주어진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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