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신동인 대한적십자사 병원보건안전 본부장

우리들은 매일매일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고 아름다운 외모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곤 한다.

 이렇듯 우리가 매일매일 애용하는 거울에는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이든지 비출 수 있는 것이다. 거울에 무엇인가가 들어있으면 다른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거울 자체가 스스로 다른 물건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가 나타나야만 그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물체가 사라지면 거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거울이 스스로 그 대상을 만들거나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꽃이 나타나면 거울은 아름다운 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고 보기 흉한 일그러진 모습의 얼굴이 나타나면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뿐 이를 바꾸거나 보기좋게 각색하거나 하지 않는다.

 아울러 거울에 비친 모습이 사라졌다 해서 물건 자체가 사라진 것도 아니요 물건의 모양에 따라 거울의 모습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선하고 악한 마음이 자리하여 어떤 사람은 선하게 어떤 사람은 악한 모습이 행동으로 나타난다고들 한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선하거나 악하거나 하는 모습이 항상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게 고정되어 있다면 사람의 마음이 변하거나 개과선천 한다거나 선한 사람이 악한 모습으로 변해가거나 하는 일이 절대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들 마음에 선하거나 악하거나 하는 모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그때그때 외부의 영향으로 마음이 변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즉 우리들 마음은 깨끗한 거울과 같아서 무엇을 투영하느냐에 따라 그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마음이라는 거울에 선한 모습을 비추면 선한 행동이 나올 것이요 심술을 담으면 심술스런 행동이 나타날 것이다.

 깨끗하고 순수한 우리들 마음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는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리라. 그러기에 우리들은 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옛 것을 배우고 가다듬어 내일의 지표로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옛말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있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는 말은 바로 우리들 마음의 거울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말과 같은 뜻일 것이다.

 불볕더위가 대지를 달구어 무쇠라도 녹일 듯 한 요즈음 이 더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 또한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가는 물가에 한숨만 깊어지는 생활고 또한 마음먹기에 따라 유쾌하게 건강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푸른 창공에 먹구름이 몰려오면 비가 내리어 먹구름을 걷어주고 폭풍우가 몰려오면 바람이 이를 날려주듯 깨끗하고 투명한 우리들 마음의 거울 또한 순간순간 변하는 일기처럼 보여지는 물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결코 영원한 것은 아니다.

 맑고 흐리고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우리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깨끗한 본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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