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문화공장' 위한 국가차원 정책 필요"

도심재생 바람을 타고 청주시도 낡고 버려진 공간의 활용에 눈뜨기 시작했다.

10여년동안 방치되다가 이번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비롯해 15년간 텅 비어있는 옛 청주KBS와 옛 국정원, 9년째 방치중인 옛 기무부대 등 산재된 유휴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깊다. 지난 10일 중부매일신문사에서 청주시의 주요 유휴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 김미정 중부매일 기자=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뜨거운 감자다. 건물면적만 8만6천㎡로 청주실내체육관 9.3개를 합친 넓이에다 공예비엔날레가 이달말 폐막하면 이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다. 청주시는 어떤 활용안을 생각하고 있나.

▶ 방해권 청주시 문화관광과장= 연초제조창은 큰 틀에서 문화공간으로 활용을 고민중이지만 거대 공간 중 얼마만큼을 사용할지, 어떤 기관·단체가 들어올지 등은 결정된 게 없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의중이고 현대미술관도 정부 부처에 청주분원을 요청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이 들어올 경우 연초제조창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물꼬가 터질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어울리는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다. 연초제조창이 다시 활용되기까지는 국비 확보 등 최소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

 

 



▶ 변광섭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기획홍보부장= 유휴공간의 역사성을 가져가야 한다. 연초제조창은 대농과 함께 충북 경제의 주축이었다. 65년 담배공장의 역사성을 살리고 그 공간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살려야 한다. 연초제조창의 역사를 살린 지금의 비엔날레 전시관은 100점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역사성을 살리지 못하고 리모델링한 청주시문화산업재단 건물은 0점의 평가를 받고 있다.

▶ 김기현 청주민예총 회장(청주시 유휴공간 활용 첫 제안)= 건물이 너무 방대해서 복합장르의 수용이 필요하다. 실내공간과 실외활동을 겸해야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 영상 미디어의 활용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김동호 충북대 도시공학과 박사(청주시 차없는 거리, 사직동 도심재생프로젝트 수행중)= 연초제조창은 동부창고까지 포함하면 12만평인데 워낙 커서 지역 작가들로 다 채우기에는 힘들다. 국가자본만으로도 안되고 '세계적인 무엇'을 하는데 국가가 같이 뛰어줘야 하고 외국의 문화적 자본도 들어와야 한다.

▶ 변광섭= 맞다. 뉴욕 퀸즈미술관 관장이 연초제조창을 보고 "세계 최고의 무엇을 만들라"며 극찬했다. '세계 최고의 무엇을 만드는' 데에 청주시의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의 정책으로 가야 한다. 시민사회의 공감대도 필수다. 세계 최고의 문화쇼핑공간으로 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 정상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큐레이터(중국유학파)= 옛 군수공장을 활용한 중국 798예술특구는 외국 화랑들이 들어와서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자본을 외국자본이 댔다. 외국자본이나 기업자본 유치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 김동호= 연초제조창이 새 용도를 가지면 시장논리에 의해 주변도 변화하고 깔끔해질 것이다. 도심재생은 새로운 자원이다. 문화적 콘텐츠를 넣어서 산업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이곳을 통해 이루자.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문화적 소양도 높아져야 한다.

▶ 변광섭= 먹물론이라고, 먹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먹이 퍼지는데 연초제조창이 창조도시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기존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삶, 생태,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멀티컬처형 창조도시사례가 될 것이다.

 

 


▶ 김기현= 기존 유휴공간의 사용이 지역적 매리트가 되고 그것을 문화로 채우는 것이 재생을 위한 가장 긍정적인 방법이다. 유휴공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하면 지속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고 선 순환적 활용구조를 통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 김미정= 100년 된 개항기 건물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은 외로운 섬이 아니었다. 주변에 차이나타운, 공원, 월미도, 각종 근현대박물관 등과 연결돼 일대가 하나의 문화타운이었다. 연초제조창은 주변여건이 열악한데….

▶ 방해권= 안덕벌 주변에 예술의 거리를 조성중이다. 수암골~수동 인쇄의 거리~도지사 관사~향교 등을 잇는 문화벨트를 조성하려고 한다. 지역의 예술의 거리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 변광섭= 청주공항과 10분 거리이고, 주변에 드라마명소 수암골, 청주대, 국립청주박물관, 천년고도의 상당산성 등이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 정상수= 798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정부가 개최했던 아트페스티벌이었다. 대중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고, 주변시민들이 798지구 옆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됐다. 지역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

▶ 김미정= 다른 유휴공간들의 활용방안도 들어보겠다.

▶ 방해권= 옛 청주KBS 부지는 기획재정부에서 2차 예산심의가 통과돼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내년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201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며 전시공간, 아카이브, 그린 공원 등을 갖출 것이다. 옛 기무부대는 문화체육센터로 리모델링을 준비중이다. 옛 국정원 부지는 97년부터 청주문화센터, 비즈니스형 호텔 등 여러 검토안이 많았는데 문화중장기계획 용역발표회에서 다장르 복합문화센터쪽으로 제안돼 검토중이다.

▶ 김동호= 옛 국정원 부지는 주변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중소 공연장이 바람직할 것 같다.

▶ 김기현= 옛 청주서부경찰서 뒤편 전경막사, 옛 기무부대, 동부창고 등 여러 유휴공간의 문화시설화를 제안했지만 지지부진했다. 동부창고 8동에서 최근 도큐멘터전시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동부창고를 작가들에게 내주면 좋겠다. 유휴공간별로 담당부서가 다 다른데 문화예술쪽으로 활용할 거라면 담당부서도 옮겨야 한다. 글 / 김미정·최종권 <> 사진 / 김기태

 

 

 

 

 

 

대상 위치 규모 방치기간
부지(㎡) 건물(㎡)
옛 청주연초제조창 내덕동 53,133 86,689 2004년부터 8년째
동부창고 내덕동 34,522 8,101 2007년부터 5년째
옛 국정원 사직동 6,131 1,377 1997년부터 15년째
옛 청주KBS 사직동 9,134 4,546 1997년부터 15년째
옛 기무부대 개신동 15,539 2,600 2003년부터 9년째
옛 청주지법·청주지검 수곡동 29,820 16,928 2008년부터 4년째
옛 대농교회 송정동 32,637 1,484 2010년부터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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