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상초유 버스 총파업 첫날 '출근길'

"버스가 파업한다는 말을 어제 듣고 말년 휴가를 못나갈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도 버스운행이 이루어져 큰 불편없이 집에 갈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22일 오전 9시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표를 발급받은 문모(24·강원 춘천시·병장)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칫 버스파업으로 인해 휴가를 늦게 갈 뻔 했기 때문이다.

휴가 당일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바로 가게 되면 평균 오전 11시께 도착을 하게 되는데, 청주역이나 오근장역에서 기차를 타면 오후 3시께 도착해 평소보다 4~5시간 이상 늦어진다.

문 병장은 "이번이 말년휴가인데 어제 버스파업 뉴스를 접한 뒤, 후임병들과 군 간부들이 기차를 타고 집에 늦게 올라가야 한다고 놀림을 받았다"며 "다행히도 버스 운행이 재개돼 말년휴가를 즐겁게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병장은 이어 "나 뿐만 아니라 오늘 휴가를 나가는 장병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었을 것"이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7시, 버스파업으로 인해 청주시 대부분의 승객들이 택시를 타고 출근길에 오르거나, 임시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러나 임시버스의 운행빈도수가 시내버스보다 높지 않고, 이용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해 일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임시버스를 탑승하고 미원면에 위치한 회사에 출근한 전모(31·여·청주시 가경동)씨는 사무실에 40분 지각을 했다.

사무실에 출근하기 위해 평소 가경터미널에서 전 씨가 아침 버스에 오르는 시간은 오전 6시 45분. 그러나 임시버스가 정류장에 오전 7시 20분께 도착한 것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차를 끌고 나와 길이 막혀 출근시간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전 씨는 "각 학교들이야 말로 등교시간을 늦추지만 직장에서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하지 않는다"며 "국회나 국회의원들이 오늘 버스파업사태까지 오지 않도록 협상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교통대란을 피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택시법의 상정·통과 여부에 따라 또 다시 버스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류제원

bluezzo@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