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연 칼럼] 대전·세종본부장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 대선에서는 몇가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시된 TV토론회나 정책 토론과정에서 유력 후보자들의 리더십이나 대선 공약에서 새 정치 실현을 위한 시대정신을 명확히 찾기가 힘들었다.

토론의 경우도 얼마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TV토론의 위력을 다시 확인했지만, 한국에서는 유력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할 토론이 부족했다.

공식토론회도 3차례 밖에 없었으며, 반론을 금지한 문답방식 때문에 TV토론회를 통한 검증도 싱겁게 끝났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뚜렷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공약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것 같다. 언제부터 이렇게 각 당의 이념이 같아진 걸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내놓은 경제민주화를 비롯 외교·안보·복지·정치·교육 분야 등 공약이 거의 비슷하다. 각 정당은 자신들이 표방하는 이념에 따라 정책들을 제시하지 못해 많은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의 공약인지 조차 모른다고 한다.

충북의 공약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청주·청원통합지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청주공항 경쟁력 강화 등 유사한 공약을 내놓았다. 새로운 공약이 없는데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없다.

청주경실련은 "양당이 발표한 공약의 수준은 참신성도 없고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충북발전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전혀 엿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대선 공약에는 지방분권이나 균형발전, 농업분야에 대한 공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불황을 딛고 새시대에 맞는 경제패러다임을 구축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과도한 수도권집중의 폐해부터 바로잡아야 하는데 말이다. 다만 표를 의식한 뜬구름잡기식 세종시발전 방안만 부풀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 있다.

우선은 시대정신이다.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은 안철수 현상과 함께 나타난 시대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더이상 부패한 정치,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 특권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치는 안된다는 것이다. 부패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은 '새정치'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일자리창출, 경제민주화, 복지제도, 부정부패 척결, 중소기업 육성 등과 맞닿아 있다. 물론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가 분열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정치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과연 누구의 말이 행동과 일치할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력 후보의 높은 도덕성과 주변 사람들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들이 친인척·측근 비리 때문에 '부패한 정치인'으로 임기를 마감하는 것을 수 없이 목도해왔다. 대통령은 국정 최고의 책임자인 동시에 권력자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까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후보 주변인물들이 타락한 정치인인지, 폴리페서는 아닌지, 도덕성 등을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후보의 도덕적인 검증은 살아온 과정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된다.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철학과 태도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대선 후보로 나서는 50∼60대 사람들은 습관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살게 마련이다. 때문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달콤한 말은 의심해봐야 한다. 그러니 공약도 인물도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공약은 실현 가능한 것인지, 또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과거에 했던 약속은 잘 지켰는지 판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 선택만 남았다. 국민들이 바라는 최상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따져보고 또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우리 모두가 투표장으로 가야하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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