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 '대한민국 끝섬 일출 나들이'는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1월에 가볼 만한 4개 지역을 추천했다.

◇국토의 동쪽 끝 섬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다, 독도, 울릉도 일출 여행(경북 울릉군 울릉읍)

희망찬 새해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맞는 곳은 역시 국토 최동단 독도일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새해 첫 태양은 독도에서 오전 7시26분에 떠오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3월까지는 독도를 오가는 정기 배편이 운항하지 않는다. 가끔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가 있을 뿐이니 여의치 않다. 아쉽다면 그 다음 동쪽 끝인 울릉도에 가보자.

울릉도의 일출 명소로는 섬 동쪽에 위치한 내수전 일출전망대가 으뜸으로 꼽힌다. 울릉도 동쪽 끝에 있을 뿐 아니라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장엄한 일출과 함께 북저바위를 비롯해 저동항, 죽도, 섬목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봉이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드는 모습도 생생하게 포착된다. '꿩 대신 닭이다'고 투덜대며 이 전망대에 올랐더라도 '장끼(수꿩) 대신 '까투리'(암꿩)를 잡았구나' 싶을 정도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차를 돌려 나오면 동해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에 닿는다. 대나무에 꿰인 채 바닷바람을 쏘이고 있는 수많은 오징어가 장관을 이룬다. 저동항 방파제 앞 촛대바위는 울릉도의 또 다른 일출 명소다.

그 다음 갈 곳은 ‘울릉도의 명동’ 도동리다. 울릉군 인구의 70%가 모여살고, 울릉군청, 초대 이종학 관장이 3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수집한 독도 관련 자료와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의 유품이 전시된 국내 최초 영토 박물관인 독도박물관, 철분, 탄산,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도동약수공원 등이 자리한다. 식당과 숙박 시설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

일출 명소 중 하나인 망향봉 독도전망대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도 이용할 수 있다. 오전 6시30분~오후 8시 운행하므로 일출은 물론 해질 녘 오징어잡이 배들이 도동항을 떠나는 ‘도동모범’도 감상할 수 있다.

거북바위, 사자바위, 공암, 노인봉, 송곳봉, 만물상, 대풍감, 삼선암, 관음도 등등 30㎞가 넘는 해안도로 곳곳에 산재한 절경들이 일출과는 또 다른 장엄함을 선사한다. 울릉군 관광안내소 054-790-6454



◇북녘 땅 너머 솟는 거룩한 해돋이, 서해 최북단 백령도(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해 뜨는 동해도 아닌 해 지는 서해에서 맞는 새해 일출은 얼핏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서 맞는 해돋이가 주는 느낌은 거룩함이자 먹먹함이다. 바로 북녘 땅, 황해도 장연군 너머로 해가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북녘에서 해가 뜨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드문 곳 중 하나인 백령도의 해돋이 명소는 용기원산, 용기포 등 섬 동쪽 구역이다. 용기원산은 한때 군사 지역으로 통제됐으나, 최근 정상에 정자를 마련하고 전망대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산에 오르면 섬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북한 땅인 장연군까지는 불과 10여 ㎞, 인천은 훨씬 더 멀어 200㎞이상 떨어져 있다. 가까워도 결코 갈 수 없는 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는 마음은 숙연하기까지 하다.

이 산은 해돋이뿐 아니라 용기포 너머로 해가 지는 것도 목격할 수 있고, 맑은 날에는 북녘 땅을 또렷하게 조망할 수도 있다. 농토와 집들이 어우러진 백령도의 자태도 제법 탐스럽게 펼쳐진다.

해돋이 감상을 마치고 가장 먼저 갈 곳은 백령도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두무진이다. 두무진 관광은 두무진 포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서는 게 일반적이지만, 겨울철에는 배가 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오솔길을 통해 두무진 선대암까지 가보자. 거친 파도 앞에서 위풍당당하게 솟은 기암절벽을 넋 놓고 바라보면 '서해의 해금강',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는 찬사가 허언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등 천 길 낭떠러지 절벽들이 주변에 흩어져 있다. 산책로 막다른 곳에 통일기원비가 있다.

북쪽 고봉포구 앞바다 사자바위, 남쪽 장촌포구 너머 용트림바위, 천연기념물 507호 남포리 습곡구조, 과거 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로 넓고 모래가 단단한, 4㎞에 달하는 모래사장인 사곶사빈, 콩알을 뿌려놓은 듯 형형색색 작은 자갈이 2㎞에 걸쳐 펼쳐진 콩돌해안, 기암절벽들로 둘러싸인 아늑한 등대해변, 효녀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바라보이는 섬 북쪽의 심청각 등 색다른 볼거리가 즐비하다.

섬 서안에 자리한 2010년 북한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도 남북 분단과 휴전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느끼기 위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옹진군청 관광문화과 032-899-2210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일출 여행(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일제 강점기 때 붙여진 이름인 '소흑산도'로 여전히 불리고 있는 가거도는 전남 신안군의 1004개 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섬이다. 섬 중앙에 해발 639m 독실산이 있고, 22㎞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그야말로 섬 전체가 절경이다.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 일출을 보려면 가거도항이 있는 대리에 민박
을 잡자. 흑산면 가거도 출장소, 보건소, 우체국, 파출소, 가거도초등학교, 흑산중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도 몇 군데 있는 이 섬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대한민국의 동쪽 끝도 아니고, 서쪽 끝도 아니며, 그렇다고 남쪽 끝도 아닌 최서남단이라는 어중간한 위치의 이 섬에 굳이 일출 감상을 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로 이 섬이 지난 한 해가 마지막으로 저무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의 마지막 태양은 31일 오후 5시40분 이 섬에서 진다. 가는 해를 보낸 곳에서 새해를 맞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은 없을 듯하다.

일출 포인트는 등산로를 따라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뜰목이다. 대리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보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을 할 수 있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오전 7시 방파제도 좋다. 수평선 너머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면서 주위가 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한다. 구름이 많아 온전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짧은 박명이 지나고 구름 사이로 불쑥 밀려 올라오는 아침 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볼만한 곳은 독실산과 등산객과 여행객이 가거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는 2구 항리다. 이 섬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차량도 싣고 들어갈 수도 없다. 섬을 둘러보려면 민박집 트럭을 얻어 타거나 걷거나 둘 중 하나다. 오히려 그런 점이 일상의 '바쁘다, 바빠'에서 잠시 벗어나 느릿 느릿, 설렁 설렁하게 살며, 나아가 힐링까지 원하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꼭 맞는 여행지일 듯 싶다.

오후 4~5시께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조기잡이 배에 가서. 조기와 함께 잡힌 광어, 우럭, 병어 등을 구입해서 식당을 겸하고 있는 민박집으로 가져와 회를 떠달라고 부탁하자. 싱싱한 자연산 회와 매운탕을 정말 저렴하게 마음껏 맛볼 기회다.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0-8620



◇최남단 막내 섬에서 새해의 기운을 받다, 마라도 일출’(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북위 33° 06′ 30″, 동경 126° 16′ 30″이 어딜까. 제주 서귀포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11 떨어진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떨어진 바다 위다.

마라도의 대표적 해돋이 명소는 대한민국 최남단비와 마라도 등대공원이다. 대한민국 최남단비는 마라도의 상징물 1호다. 내륙의 기념비들이 밝은 화강암으로 제작된 것과 달리, 최남단비는 검은 제주도 화산암으로 만들어졌다. 그 앞 해안가에는 장군바위가 솟았고, 뒤로는 여행객을 위해 벤치가 여러 개 놓였다.

1915년 무인 등대로 불을 밝히기 시작한 마라도등대는 1955년 유인 등대로 거듭났고, 1987년 새로이 지어졌다. 등대 발치에는 주요 해로에서 뱃길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세계 각국 유수의 등대들의 모형과 오대양 육대주를 조각한 지구 모형이 설치되면서 공원의 면모를 갖췄다. 등대공원 산책은 마라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마라도 등대는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확 트인 바다는 물론 바다 너머 한라산과 산방산,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해돋이를 즐겼다면 섬 구석구석을 여행할 차례다. 마라도는 해안선의 길이가 4.2km,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3㎞, 면적이 0.3㎢(약 10만 평)에 불과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항공모함을 닮은 듯하고, 맛있는 고구마도 닮았다.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풍부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섬 전체가 2000년 7월 천연기념물 423호로 지정돼 보호 받고 있다니 풀 한 포기, 뒹구는 돌멩이 하나도 특별하다는 느낌이 든다.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60-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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