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청주 불법 사행성 오락실 단속 현장

최근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성 오락이 청주에 등장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충북경찰. 지난 21일 오후 7시 40분 청주시 흥덕구 모 상가 지하에 위치한 불법성인오락실 입구. 충북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직원 4명이 지하에 위치한 오락실을 단속하기 위해 현장을 급습했으나, 오락실은 두꺼운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문이 너무 두꺼워서 뜯어내기 힘들것 같은데, 문고리를 아예 파손해야 겠어". 이들은 1m 크기의 쇠파이프를 이용해 문고리를 뜯고 진입을 시도하려 했다.

쾅! 쾅! 쾅!' 소리와 함께 흐른 10분. 경찰관 2명이 아무리 강하게 내리쳐도 문고리는 쉽게 부숴지지 않았다.

"뒷문으로 진입했습니다. 저희가 열어드릴테니 문을 파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종업원과 손님들 모두 이안에 있습니다."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먼저 뒷문으로 들어간 경찰관에 의해 열린 철문. 철문을 열고 오락실 내부로 들어서니 자욱한 담배연기와 함께 60여개의 게임기가 전자음을 내고 돌아가는 모습과, 단속에 적발돼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 순간 경찰관과 함께 뒷문으로 들어온 오락실 종업원 박모(28)씨. 박씨는 사건 직후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중 넘어져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종업원 박 씨는 "게임장 문을 연지 1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찾아온 손님도 많지 않고 사장님도 자리에 없다"라며 자신의 범행사실을 일축했다.

단속반의 압수수색결과, 카운터에선 장부와 현금 일부가 발견됐으며, 카운터 옆 PC모니터에는 상가 외부를 감시하는 CCTV화면이 보였다.

이날 단속으로 인해 압수된 금액은 94만 4천원. 예상금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경찰은 불법오락실을 단속·근절한 것에 대한 보람에 뿌듯하다고 밝혔다.

현장에 게임을 하던 사람들은 총 6명. 이들중에는 70대 할아버지부터, 대기업에 근무하는 30대 회사원까지 연령층 또한 다양했다.

불법오락실을 찾은 신모(48)씨는 "'오늘 게임기계가 돌아갑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이곳에 왔다, 게임을 하지는 않고 옆에서 구경만 했다"라며 "오락실에도 처음 와봤고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른다"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또 지갑에 5천만원권 수표를 소지하고 있던 김모(70)씨는 "오늘 게임장에서 10만원만 썼을 뿐, 더이상 게임을 하지 않으려 했다"라며 "이 수표는 여동생의 가게 운영비일 뿐 절대로 게임에 손 댈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단속된 종업원 박씨에 대해선 여죄추궁과 CCTV화면 등을 토대로 구속수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며, 오락실을 찾은 손님들은 처벌을 받지 않고, 귀가조치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과 하는 게임은 '도박'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오락기계와 하는 게임은 '도박'이 아니어서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님들에게 받아낸 진술서를 토대로 신원조회 등을 통해 오락실 종업원과의 유착관계가 확인될 경우 처벌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명 충북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바다이야기는 현재 불법 사행성 오락으로 취급된다. 이에 충북도내에 등장했다는 첩보를 받았을 경우 즉시 단속을 실시하고 업주와 종업원 등을 강력 처벌하고 있다"라며 "외곽지역 지하상가는 물론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택가로 옮겨져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류제원

bluezzo@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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