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청주시 '우암산 걷기길' 개장 6개월

 

청주시가 조성한 우암산 걷기길의 일부 구간들이 한여름을 지나며 무성해진 수풀로 인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관리와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

 

"걷기길이라고 해서 와 봤는데 길 안내가 잘못돼 있어 우암산 정상에 오를 뻔 했습니다, 또 풀이 덮어 버려 너무 힘이 드네요"

우암산 걷기길이 개장한지 6개월이나 지났지만, 걷기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과 산책로 정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걷기 길을 안내해주는 안내 표지판이 뒤죽박죽 설치돼 있어 길을 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 바닥에 표시된 안내길 마크와 표시판의 방향이 서로 달라 걷기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길을 찾는 데에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가 올레길 등 전국적인 인기에 편승해 급하게 걷기길을 조성한 뒤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않아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일 오전 9시 청주 삼일공원 앞.

삼일공원 앞에 설치된 '우암산 걷기길 안내표지판' 앞에 모인 수십여명의 주민들이 우암산 걷기길 인근에서 우왕좌왕 한다. 시작지점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없어 출발 지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운동객은 우암산 등반로를 걷기 길로 착각하는 바람에 다시 시작지점으로 내려와 걷기 길 입구를 찾는 모습도 보였다.

 

 

우암산에 설치된 표지판. / 김용수

 


이들 운동객들이 길을 찾아 헤매기를 약 10여분. 귀퉁이에 설치된 입구를 찾았지만, 진입로에 담쟁이 덩쿨과 잡풀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 당황하기도 한다.

등산객이 무사히 코스진입을 했던 안도감도 잠시 뿐. 이들이 걷기길에 설치된 표지판을 따라 걷던 도중, 갑작스럽게도 도달한 곳은 황당하게도 한 가정집 앞 이었다.

일부 구간에 코스 설명이 잘 되어있지 않아 길을 잃었기 때문.

이 뿐만이 아니다. 충북문화관과 청주향교 인근에 설치된 걷기길 표지판의 경우, 바닥에 표시된 안내길 마크와 표시판의 방향이 서로 달라 길을 헤매야 했다.

시민 이은영(43·여)씨는 "오늘 걷기길을 처음 와봤는데, 초반부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우암산 성장에 오를 뻔 했다"라며 "등산이 아니라 길을 편하게 걷는 걷기길이라고 해서 이곳을 찾았는데, 오히려 우리가 길을 찾아야 하는 미로에 빠져버린 것 같다"라고 했다.

불편사항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아직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구간들이 일부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주향교부터 여물통 쉼터까지 약 2km코스 일부 구간에서는 걷기길을 가릴 정도로 수풀들이 자라고 있었으며, 폭 또한 채 50cm가 되지 않아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등산객과 마추질 경우 비켜주기 위해 코스 아래로 내려가는 등의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지반이 약해져 흙이 무너져 내린 곳도 정비가 안돼 등산들이 발목을 다치거나, 넘어지는 등의 부상이 우려되는 코스도 한 두곳이 아니다.

등산객 홍진석(49)씨는 "길의 폭도 좁고 약한 바람에 발목을 삐끗한 적이 여러차례 있다"라며 "이 길을 찾는 등산객들의 부상 우려를 막기 위해서라도, 걷기길 정비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 류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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