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충북적십자 고속道 톨게이트 모금 현장

대한적십자사 청주상당지구회 자원봉사자들이 15일 청주 톨게이트에서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낸 작은 정성으로 모인 성금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친정 부모님을 초청하는 비용으로 사용된다. / 김용수

[중부매일] 류제원 기자 = "고속도로 한복판에 매연과 먼지를 마시면서 모금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힘을 나게 합니다."

15일 오전 11시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 경부고속도로 청주톨게이트. 영하 5도를 웃도는 추운 날씨속에서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상당지구협의회 봉사원 5명이 고속도로 요금소 앞에 섰다.

4대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적십자 봉사원들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활동에 나선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세요, 당신의 작은 관심이 다른 이들에게는 희망이 됩니다."

모금함과 피켓을 든 봉사원들은 이용객들에게 톨게이트 모금을 권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톨게이트 모금을 외면한 채 지나가는 차량들의 무관심에 봉사원들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이 뿐만 아니다. 한겨울 추위와 자동차에서 뿜어나오는 매연과 먼지, 그리고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봉사원들은 모금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초록색입니다. 배추 잎 1장 모금됐습니다."

반대편 요금소에서 한 운전자가 1만원의 성금을 모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봉사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더욱 활기찬 마음으로 모금에 나서기 시작했다.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톨게이트 모금함에 사랑의 손길을 전하는 운전자들이 증가했다.

대형트럭 운전자들이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성금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한 외국인 운전자가 한국돈이 없어 가지고 있던 달러를 기부하기도 한다. 이어 뒷좌석에 탄 어린 아이가 창문을 연 뒤 자신의 용돈을 꺼내 모금함에 담는 모습도 보였다.

"톨게이트 비용을 계산한 뒤 잔돈을 전달하는 운전자들 뿐만 아니라, 차량 동전함에 있는 돈을 모두 기부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운전자들의 많은 관심으로 저희도 더욱 힘을 내서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충북적십자에 따르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활동으로 모여진 성금 전액은 다문화가정의 친정 부모님 초청에 사용된다.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 하고 친정 부모님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어하지만, 이같은 기회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십자 봉사원들이 이주여성들을 돕기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입니다."

정홍구 충북적십자사 상당지구협의회장은 "추운 날씨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동전 한 닢, 두 닢, 사랑을 보태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의 마음을 기억하고, 힘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은 오는 28일까지 경부고속도로 청주영업소와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영업소에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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