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중 실제 화재출동 현장서 1시간동안 대기직접 완강기 대피 시범 "보여주기식 탈피" 강조

 

 

 

지난 2월 17일 경주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5월 26일 고양시종합시외버스터미널 화재. 올 들어 안전사고가 쉴 새 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장성요양원 화재도 발생해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던 자성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계속된 사고에 민·관·군 등은 앞 다퉈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여주기 식'이라며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29일 화재에 대비해 훈련에 나서는 충북지방경찰청을 찾아 훈련 과정을 확인했다. / 편집자

"오후 3시 예정됐던 소방 훈련이 오후 4시로 연기됐습니다."

훈련을 준비하던 충북청은 시작 20여 분을 앞두고 시간 변경을 급히 공지했다. 이유는 훈련 협조에 나선 청주 동부소방서 소방차량은 갑자기 접수된 화재 신고로 출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훈련 시간에 맞춰 준비하는 직원도, 취재를 준비하던 기자도 기다림이 불가피해졌다. 현장에 대기하던 인원들은 변경된 시간 공지에 볼멘소리도 냈지만, 실질적인 훈련을 위해 기다림을 당연시 여겼다.

충북청 관계자는 "훈련 예정을 3시에 했지만, 화재가 예고하고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협조를 해주는 소방차량이 복귀해 준비가 끝나면 훈련을 할 예정"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1시간여가 흘러 출동에 나선 소방차가 복귀했고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4시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이날 충북청이 예고한 훈련계획은 총 1~3단계로 구분됐다.

1단계는 화재상황 전파 후 직원들의 모의 진화 훈련, 2단계 실제 소화 훈련, 3단계 완강기 이용한 대피훈련이다. 충북청 경무계 사무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상황이 전파됐고 5층 이상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옥상으로 집결했다. 5층 이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청사 내 테니스장으로 이동했다. 전 직원이 참여해 대피하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불이야'라고 주변에 알려주는 신호도 잊지 않았다.

1단계 훈련 종료 후 미리 준비된 드럼통에 불을 피우고 소화기와 소화전을 이용한 진화 훈련이 시작됐다. 남녀, 계급 구분 없이 직접 불을 끄고 사용법을 체험했다.

1, 2단계 훈련을 마친 후에는 완강기를 이용한 대피 훈련이 시행됐다. 이는 8층 높이인 충북지방경찰청 건물에서는 꼭 필요한 훈련 중 하나다.

훈련 시작과 함께 건물 3층에 위치한 유리창 한 면이 깨졌다. 유리 강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소방관의 시범에 따라 경찰관이 직접 깼다. 이후 완강기를 이용해 3층에서 1층으로 탈출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윤종기 충북지방경찰청장은 "경찰은 인명을 구조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훈련을 보다 진지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며 "보여주기 위한 훈련이 아니라 실제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매달 철저히 훈련을 하고 강도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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