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주 음식물쓰레기 불법 매립현장대소원면 개사육장 수년간 매립 흔적 역력남의 땅 무단 사용 … 일말의 죄책감도 없어곳곳서 침출수 환경오염 심각 … 단속 시급

 

 

 

음식물쓰레기를 수년 간 무단으로 매립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충주시 대소원면 대소리에 있는 개사육장을 찾은 것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0분께.

산자락에 위치해 인적이 뜸해 보이는 개사육장에서는 개 짖는 소리만이 시끄럽게 들렸다.

개사육장 앞에는 방금 운반해온 것으로 보이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용 드럼통 십여개가 트럭에 실려 있었다.

사육장에 들어서자 개 배설물과 썩은 음식물에서 발생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사육장 여기저기에는 음식물 수거용으로 보이는 드럼통 수십여 개가 쌓여 있었다.

사육장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자 땅을 파 만든 큰 구덩이에는 잔뜩 부패된 음식물 찌거기와 방금 채워진 듯한 엄청난 양의 각종 음식물쓰레기가 섞여 넘쳐나고 있다. 심한 악취는 물론, 파리 등 각종 해충이 들끓어 눈을 찌푸리게 했다.

바로 인근에는 잡초가 무성한 풀더미가 보여 자세히 뒤져보니 여기서도 군데 군데 부패된 음식물찌거기가 흘러 나온 것이 눈에 띄었다.

이미 오래 전에 음식물쓰레기를 매립하고 흙으로 덮은 흔적인 듯 보였다.

 

 

 


구덩이와 바로 옆 밭 사이에는 작은 도랑이 있었다.

이 도랑은 물이 말라 있었지만 음식물쓰레기더미에서 흘러나온 듯한 다량의 침출수가 눈에 띄었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환경오염 정도가 심각해 보였다.

제보자는 "수년 전부터 개사육장을 운영해 오면서 계속 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침 사육장 관리사에서 인기척이 나고 관리인인 듯한 사람이 나왔다.

"취재를 나온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그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런데 왜요"라고 되묻는다.

"음식물쓰레기 매립이 불법인 줄 아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짧게 대답했다.

수년 전부터 500여 마리의 개를 사육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음식물쓰레기는 개 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기업체 등으로부터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땅 주인으로부터 땅을 임대해 사육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남의 땅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응하지 않았다.

감독기관의 감시가 미처 미치지 못하는 곳의 환경오염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폐기물관리법이 규정한 처리 기준을 위반하면 불법으로 처리한 폐기물의 양과 종류 등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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