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공항 대테러 진압 훈련경찰·군, 시나리오 없이 실전 방불 … 신중 대처다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협상 테러범 제압

 

2014 화랑훈련의 일환으로 13일 청주국제공항에서 실시된 '청주공항 대테러 작전 훈련'에서 이순진 제2작전사령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훈련모습을 참관하고 있다. / 신동빈

 

 

"우리의 요구사항을 들어준다면 인질에겐 아무일도 없을 것이다!"

13일 오후 2시 청주국제공항. 모자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2명의 남자가 총을 들고 경찰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옆에는 눈을 가리고 손이 묶인 인질 3명이 의자에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

"우리에겐 탈출할 비행기와 음식물이 필요하다! 허튼 수작 부리면 인질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다행히도 이 장면은 실제상황이 아니다. 충청북도가 13일부터 17일까지 충북지역 일대에서 '2014년 화랑훈련'에 돌입한 것.

화랑훈련 1일차인 이날은 육군 37사단과 경찰, 그리고 공군과 소방 등 유관기관이 '청주공항 대테러 작전' 현장 대응 훈련에 나섰다.

테러상황 발생시 유관기관간 대테러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된 이날 훈련에는 청주국제공항 계류장에 테러범 2명이 승객들을 인질로 잡은 후,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가상 상황을 설정해 시작됐다.

이 상황을 신고받은 경찰은 상당경찰서 112타격대와 형사기동대를 출동시켰으며, 군 당국의 긴급현장 상황반의 현장출입 통제 등 초동조치와 경찰특공대 검거 진압작전이 2시간여 동안 펼쳐졌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테러범 2명이 경찰위기협상팀과 협상을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경찰위기협상팀은 지휘통제실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면서 테러범들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협상에 나섰다.

테러범들의 강력한 돌발행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경찰위기협상팀은 인질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당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겠습니다. 그대신 어린아이와 여자들을 먼저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인질의 생명이 가장 중요합니다."

차분하게 테러범과 협상을 벌인 이들은 하나 둘 씩 인질을 구해내기 시작했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베테랑들이다.

경찰과 군 병력 역시 진지하면서도 신중하게 상황대처에 나선다. '모두 죽여버리겠다. 살고 싶으면 공안사범들을 모두 풀어달라'며 테러범들이 격한 행동을 벌이지만 시민과 인질의 안전을 위해 차분히 현장을 주시한다.

2시간여의 대치도중 이순진 제2작전사령관(대장)이 청주공항에 들어선다. 37사단장과 군 참모들에게 현장상황을 전파받은 뒤 인질의 목숨을 지키며 테러범 소탕작전에 나서라고 지시한다.

"손들어! 꼼짝마!" 테러범 몰래 현장에 숨어있던 경찰특공대와 군병력이 현장제압에 나선다.

이들은 테러범이 소지하고 있던 총을 압수한 뒤 테러범들을 제압, 호송차에 연행한다. 그리고 테러범들에게 제압돼있던 인질의 안전과 부상여부를 확인 한 뒤 상황을 종료했다.

이 광경을 공항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민 송소영(31·여)씨는 "공항이라는 장소가 아무래도 테러의 위협에 가장 노출돼 있어 위험한 곳인데, 충북 경찰과 군 당국이 테러의 위협에 맞서 훈련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관기관간 대테러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테러상황 발생을 가상, 종합훈련을 실시하게 됐다"며 "청주공항과 나아가서는 충북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류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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