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판매·에코투어·연계관광 年 1천400억 효과


세계 최초로 자연방사에 성공한 효고현 토요오카시는 그야말로 '황새의 도시'이다.


일본 혼슈지방 효고현 북부에 위치해 교토부(京都府) 경계를 지나 토요오카시를 들어서면 들녘에는 살아있는 황새가 나른다. 도심과 거리에는 황새 조형물과 상징물이 넘쳐난다.


상점에는 '황새를 키우는 쌀'을 비롯한 '브랜드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볼펜과 열쇠고리, 지갑, 넥타이, 음료수와 술까지 황새가 빠진 공산품이 없을 정도이다. 시립문화관 건물 벽에서도 비상하는 황새의 모습을 조형물로 접할 수 있다. 우체통과 시내버스 정류장, 보도블럭에서도 황새의 모습은 흔히 발견된다.


마루야마(円山)강이 가로질러 흘러 효고현에서 가장 넓은 분지가 형성된 토요오카시는 충북의 음성처럼 일본의 마지막 황새가 멸종된 지역이자 최초로 복원에 성공한 도시이다. 황새와의 각별한 인연을 지닌 토요오카는 인간과 황새의 공생·공존을 기조로 한 도시마케팅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방사 10년째를 맞은 토요오카시 야생에는 황새 50여마리가 산다. 이 곳에서 7개 지역으로 날아간 황새를 포함하면 일본 전역에는 모두 82마리(2015년 6월말 기준)가 야생한다. 황새고향공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95마리를 포함하면 모두 177마리에 달한다.

황새복원 운동의 상징물이 된 효고현립 황새고향공원에는 연간 3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 대부분은 인근 기노사키 온천을 찾는다. 토요오카시는 '황새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 판매와 도시마케팅, 연계관광 효과 등 황새 자연방사로 얻는 경제적 효과가 연간 1천4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새 야생 복귀 사업은 '황새 육성 농법'이 선결과제 였다. 황새농법은 한마디로 맛좋은 농산물과 다양한 생물을 육성해 황새도 서식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문화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농약과 비료를 아예 쓰지않거나, 절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작물 재배기간은 물론 일년내내 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일반 재배법과 달리 모심기 1개월전부터 논에 물을 채우고, 모를 심은 후 깊은 물을 유지해 수생생물 서식환경을 만든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유충이 잠자리로 성장하는 7월 상순까지 물떼기를 늦춘다. 수확 후에도 미생물 먹이로 쌀겨와 퇴비를 뿌리고 논에 물을 채워 겨울에도 실지렁이가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농법의 요체이다.

'황새를 기르는 농법'이라고 명명된 방식은 방사 이전 단계부터 적용했다. 황새농법이 적용되고 있는 농지 토요오카 전체 농지의 10% 정도에 달한다.

 


효고현 다지마 현민국 토요오카 농업개량보급센터는 오는 2020년까지 무농약과 감농약 재배 면적을 7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02년부터 '황새를 키우는 농업'을 시작한 효고현은 토요오카 농업개선 센터를 중심으로 황새영농조합과 에코팜즈와 함께 환경창조형 농업기술을 체계화 했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 교수는 "2005년 황새 방사를 앞두고 한 마리당 4만㎡의 논이 필요하다는 목표를 정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생산자들이 수확물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한 후 식품위생법 상 농약잔류 기준의 10분의 1 이하일 때 '효고 안심브랜드 농산물'이라는 마크를 붙여 유통하는 방식을 취하는 등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황새 브랜드 쌀은 이전보다 36%의 소득증대 효과를 거뒀다. '무농약 쌀술용'으로 판매하면 40% 증액 효과가 나타났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황새가 서식하는 지역으로 알려지자 토요오카시는 관광지로도 부상했다. 기노사키 온천과 이즈시의 옛 성터 등 인근 명소와 연계한 관광 효과와 환경교육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토요오카시 황새공생과 야마모토 다이키씨는 "황새복원과 환경개선으로 농작물 이미지가 좋아져 여행전문 TV 채널이 전국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할 정도가 됐다"며 "야생복원 성공이 농민수익 증대는 물론 관광유발, 이미지 향상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팀장 한인섭, 이동수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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