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학자·지자체 나서 오사카만(灣) '은어 회귀'에 올인

민간단체 회원들이 회귀 은어들이 보를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는 목재 어도를 설치하기위해 자재를 옮기고 있다. / 교토대 방재연구소 제공

중부매일 '세종·충북 상생 물줄기 미호천 공동벨트' 취재팀은 일본 교토대 방재연구소 수자원환경연구센터 타케몬 야스히로(竹門康弘) 부교수팀(교토하천은혜살리기회 대표) 자문을 받아 교토, 오사카를 관통해 오사카만으로 유입되는 요도가와, 카모가와 권역 하천 생태계 관리와 은어 회귀 촉진을 매개로 한 자연재생 노력을 취재했다. 민관협력을 통한 생태계 복원 노력과 은어 회귀를 통한 관광활성화 노력을 소개한다. / 편집자

민간단체인 요도가와 하천레인저와 교토 하천 은혜(恩惠·은어)를 살리는 모임은 요도가와(淀川)·카모가와(賀茂川) 강에 더 많은 은어를 회귀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하려 학계 전문가들과 어업인 단체, 지자체 등 관련기관·단체들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천 수질환경은 물론 강 곳곳에 설치된 수문, 어도 설치 방식, 환경설비를 고민해 도출한 '의제'를 정부와 지자체에 제시한다. 동시에 민간단체 차원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취재진이 방문했던 국토교통성 교토부 히라카타시(枚方市) 출장소 요도가와 사업소에서는 두 단체 주관으로 '요도가와 어도 설치에 따른 은어의 육상 촉진에 관한 논의'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요도가와 하천에 줄어든 어류 부활을 위해 수문관리와 환경설비 보강, 회귀를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하천생태와 어류 분야 학계 권위자인 교토대 타케몬 야스히로(竹門康弘)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교토 요도가와 어업협회 조합장을 비롯한 지역별 어업인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요도가와 은혜살리기모임 대표와 오사카부립(大阪府立) 환경농립수산업총합연구소 내수면 그룹장, 요도가와 하천사무소하천환경과 과장 등 지자체 공무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논의하는 방식이었다.
 

민간단체인 요도가와 하천레인저와 교토 하천 은혜(恩惠·은어)를 살리는 모임이 '요도가와 어도 설치에 따른 은어의 육상 촉진에 관한 논의'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어민이 체험한 은어 실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요도가와 강에 설치된 대형 수문과 어도가 은어 회귀에 미치는 영향과 수질, 포획량과 물고기 상태 등에 대해 하천 실태를 촘촘히 확인할 수 있는 보고와 논의가 진행됐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날 ▶요도가와 어도조사 보고와 금년의 은어 회유(회귀) 동향 ▶요도가와 은어 회유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오사카만의 환경요인 ▶신(新) 요도가와 옛(舊) 요도가와 은어 진입비(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요도가와 어도 설치의 경위와 게이트 조작의 변이 ▶요도가와 회유 은어의 형태와 옛 요도가와 은어 회유 대책 등을 차례로 발표했다.

이어 교토와 오사카 지역 어업협회 회원들은 '천연 은어에 관한 하천어업협회에서의 기대'를 주제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 '어도를 통과하는 어류의 다양성 정보'를 주제로 어업 현장에서 체험한 실태와 의견을 제시했다.

최미경 박사(교토대 방재연구소 수자원환경연구센터)는 "수문 조작 방식에 따라 발생하는 수량과 유속이 은어 회귀에 미치는 영향과 산란을 위해 오사카만을 찾은 은어들의 산란 실태와 치어량, 생존량 등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와 어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세미나 참석자들은 하천상류 임야에서 이뤄진 벌채량, 하천 토사 유입량까지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하천 회귀를 촉진하려 설치한 어도를 은어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회귀를 촉진하려면 개선할 방안은 없는지 여부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고 설명하고 "은어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어민들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실태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이어 "어도 한종류만 해도 높이가 서로 다른 다양한 형태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수량과 속도, 수온에 영향을 미치는 수문조작 방식 역시 전문가들의 연구 대상"이라고 소개했다.

타케몬 야스히로 교수는 "훼손된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되찾기 위해 행정기관과 공공단체, 지역주민, 전문가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하천생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기획취재팀

 

"어획량 준 뒤에야 하천환경 눈 떴지요"

카츠라 토시조오(桂利三) 교토 요도가와 어협조합장 인터뷰

카츠라 토시조오(桂利三) 교토 요도가와 어협조합장

"환경이라는 개념을 인간 위주로 접근하다보니 그동안 생물체에 눈을 돌리지 못했다. 하천 어류와 수생식물이 제대로 서식 할 수 있게 하려면 이제 환경설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카츠라 토시조오(桂利三) 교토 요도가와 어협조합장은 "최근 몇년사이 물고기 어획량이 줄면서 조합원 숫자도 함께 줄어 들면서 하천 환경과 생물체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며 "환경은 자연에서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됐고, 이를 복원하는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도가와 하천에 회귀하는 은어가 줄면서 300여명에 달했던 협회 회원수가 100명으로 줄었다"며 "어업을 전업으로 했던 회원들이 부업이나 취미활동 개념을 바꿔 어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요도가와 권역 교토·오사카 지자체와 학계, 어민들은 은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자 어도와 수문 관리 등 하천 관리에 바짝 신경을 쓰게 됐다. 어민들은 하천에서 잡아 올리는 어획량과 어종별 크기, 잘 잡히는 시간대 등을 관련 전문가들에게 알려 연구자료로 활용한다.

카츠라 조합장은 "그동안에는 학계 전문가들과 행정, 주민 조직의 연계가 없었으나, 이제 함께 연구해 좋은 방안을 만들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은 방향이 잡히는 대로 강력하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천주변의 농업규모가 너무 커졌고, 기계화로 흙탕물 방류가 잦은 것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3년전 큰 홍수가 나 수질이 악화되면서 회귀량이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말했다.

카츠라 조합장은 "환경을 개선하면 은어외에도 다른 물고기도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하천환경의 변화에 따른 어종의 변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오사카만에서 회귀하는 은어만 관심을 가져 '회귀 환경'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산란을 위해 오사카만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카츠라 조합장은 "어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명물인 은어를 교토 관광객들에게 선보여 관광활성화를 꾀하자는 기대감이 크다"며 "잡아 올린 물고리를 다양한 음식상품으로 만들면 교토의 관광활성화 효과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팀장 한인섭,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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