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충북지역 20대 총선이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되자 은퇴한 충북의 정치 거목들까지 '구원등판'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새누리당의 경우 충북 교육계 원로인 이기용(71) 전 충북도교육감이 도당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의 등판은 정계와 거리를 둔지 2년 만이다.

이 전 교육감은 2005년 8월 보궐선거에서 교육감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건강상 이유로 중도포기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서규용(68) 전 장관도 새누리당 충북 선대위 농림축산특별위원장을 맡아 농촌 지역 지원 유세에 매달리고 있다.

서 전 장관은 지난 5일 성안길 유세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철새 정치인이다. (김 대표가) 잃어버린 8년을 얘길하는 데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김 대표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으로, 과거 잘잘못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깎아 내리며 자당 후보들에 대한 충북도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시대를 풍미한 더불어민주당의 노정객들도 20대 총선 전면에 속속 등장했다.

5선(9·10·12·17·18대)을 지낸 이용희 전 국회의장(85·더민주당 상임고문)은 진작부터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 내려와 자신의 아들인 이재한 후보를 전폭지원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중이다.

이 전 부의장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선거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있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사 정치인', '미스터 오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3선(16∼18대)의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더민주당 고문)도 6일 청주 상당 선거구를 찾아 한범덕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이 선거구는 홍 전 부의장이 한 후보에게 물려준 곳으로, 홍 전 부의장은 이날 아침 금천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에서 한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표심을 자극했다.

늦은 저녁에도 청주대 일원을 돌며 시민들의 손을 반갑게 맞잡는 등 현역때 못지 않은 왕성한 체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고 김종률 전 의원(2013년 8월 작고)의 어머니인 전모(86)씨의 선거 지원 사실도 알려지면서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의 80대 노모는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당 임해종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고, 벌써 음성 지역에서만 5차례나 임 후보의 찬조연설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고 김 전 의원은 더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