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 세상을 버렸을때/어려운 고지서가 날아 왔을때/농협에서 현금 찾을때/나는 늘 막막하였습니다.부조하러 봉투를 쓰고 싶어도/며느리한테 편지를 쓰고 싶어도/나는 늘 막막하였습니다.』
단양군 단성면 외중방리 김재희(65) 할머니가 단양군자원봉사센터 무료 한글교실에서 3년간 익힌 솜씨로 쓴 「한글을 처음 깨우치던 날」이란 시의 일부다.
김 할머니를 비롯한 13명의 늦깍이 학생들이 〈할머니 시집가는 날〉(도서출판 시와 그림이 있는 마을)이란 작품집을 출간했다.
시를 쓴 할머니들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단양군자원봉사센터에서 김미숙·김혜정 교사의 강의를 들었다.
대부분 60을 넘긴 연령인 데다 영춘면 남천리, 단성면 외중방리에 사는 할머니의 경우 등교시간이 1시간 이상 걸렸지만 결석 한번 없었다.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야 겠다는 간절한 소망과 늦게 시작한 공부에 빠져 버린 결과였다.
모두 42쪽인 시집은 그림과 곁들여져 한편의 동화같은 느낌을 주고 시인인 이건표 군수의 권두시, 강사들의 글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할머니들의 시집은 28-30일까지 단양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전시된다.자세한 문의.(043)420-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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