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케이블카 자료이미지.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의원들은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개발공사 벤치마킹에 나서 케이블카 운영 실태를 청취했다. 충북도와 법주사가 속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경남 통영시 도남동 미륵산 8부 능선에 설치된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푸른 바다와 섬을 조망할 수 있어 말그대로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부상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용맹을 떨친 한산대첩과 당포해전, 사천해전, 노량해전과 같은 '스토리텔링'이 보태져 전국의 관광객들이 몰린다.

시설 역시 선로 길이 1천975m 규모여서 국내 최장을 자랑한다. 1일 평균 4천116명, 연평균 129만 5천672명이 시설을 탑승한다. 2009년부터 운영돼 지난 4월 26일에느 누적 탑승객 1천만명을 기록했다. 하루 최고 1만 2천508명의 탑승객을 기록했던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 넉넉하게 선정됐다.

173억원이 투자됐지만, 직접적 경제효과만 연간 100억원(인건비·운영비)에 달한다. 공사측은 간접효과가 줄잡아 1천300억원~1천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년간 발생한 경제효과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관광객들이 지역특산물인 통영굴과 멸치, 멍게, 꿀빵, 충무김밥을 그냥 지나칠리 없다. 재래시장들까지 덩달아 '날개'를 달았다. 케이블카가 설치될 무렵 해운·조선업이 침체돼 지역경제가 바닥을 쳤던 통영은 해양관광도시라는 이미지를 제대로 구축했다. '국민 케이블카'라는 명성도 얻었고, 통영개발공사는 지방공기업의 롤모델이 됐다.

통영의 사례는 침체된 전국 관광지를 들뜨게 했다. 지자체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6월 민간사업자가 단독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는 '산지관리법 개정 시행령'이 나오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환경영향평가 기간과 절차 등을 줄인 '산림복지단지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렇게 되자 설악산 백담사와 오색에 각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지리산만해도 경남과 전북 남원, 구례에서 사업을 하려 난리이다. 전북에서는 마이산이 대상이다. 대부분 10년, 20년씩 지속된 지역의 숙원사업이다. 환경단체와의 마찰도 '닮은꼴'이다.

충북도의회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산경위 의원들은 통영을 찾았지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속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를 방문해 케이블카 사업을 논의했다. 같은날 행정문화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국 현안업무보고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들썩이는 상황을 보면 전국 유명산마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 이 중 하나가 속리산케이블카 이다. 이왕 시작했으니, 성공을 해야 한다. 그러나 통영의 성공만 바라 볼 일은 아닌듯 싶다. / 한인섭 부국장 겸 정치행정부장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