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세계는 지금, '초지능 초연결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메스컴은 앞 다투어 과학과 첨단기술로 바뀔 새로운 생활양식의 모습을 TV화면으로 채우고 있다. 모두가 물질 만능주의로 신사업 동력에 시동을 걸겠다는 심산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초지능 초연결사회'는 과학기술의 개별 영역만으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첨단과학기술도 반드시 서로 다양한 영역이 연계 융합되고, 인문 사회적인 영역과 문화 예술적인 영역, 그리고 사회행적적인 영역, 이에 더하여 '인성교육'과 '도덕적 윤리적인 기초 토대'가 우선 될 때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인간의 인성과 기술적 편의가 상호 연계될 때 지속적인 생활기반으로 발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4차 산업' 분야가 노리는 진정한 성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핸드폰 시장의 성장은 다국적 기업 '코닥'도 결국 도산하게 만들었고 132년의 기업역사는 영원히 묻혀 사라지고 말았다. 세계 핸드폰 시장에서 13년간이나 1위로 군림했던 '노키아'도 헐값에 매각되기도 했다.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 최대의 통신기업 'AT&T' 역시 휴대전화 시장의 미래에 대한 예측 부족으로 그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이처럼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 100년 넘도록 역사를 쌓아온 대기업조차도 졸지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어려움의 핵심적 원인은 바로 효율성에 있다. 시장이 원하는, 즉 효율적이지 않은 제품을 출시했던, 이른바 시장의 흐름, 고객의 요구를 선도 혹은 반영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문화의 영역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최근 독일의 베를린시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들어 '쉴러극장(Schiller Theater)'을 폐쇄하고 다양한 행사를 위해 임대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명성으로도 널리 알려진 '부퍼탈' 공연장 역시 폐쇄했다. 상황이 이처럼 생사의 변화를 맞이하고, '연극과 무용'이 결합하여 세계인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탄츠 떼아뜨르(tanztheater)'도 다른 극장을 대관하여 공연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탄츠 떼아뜨르'는 무용작품에서 연극적인 대사를 구사하고 무대장치도 추상성을 벗어나 일상용품들로 구성하는 '무용+연극'으로 '피나 바우쉬'가 1973년 '부퍼탈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발전시키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서 '부퍼탈시립무용단'은 세계적인 무용단체로 발돋움하기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문화의 영역에서도 과학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에 걸맞은 변화의 바람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이즈음에 문화예술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일 것이다. 어떻게 답을 찾을 것인가? 필자는 지역 인문학과 문화에 그 정답이 있다고 본다. 아울러 스마트화 된 인문사회 인프라를 활용 해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문사회 인프라에 바탕을 둔 '창조적 상상력'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아직도 누구나 중구난방 식으로 다른 말로 자유롭게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역문화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향후 전개될 문화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비전은 무엇이 있을까. 과거론 적인 입장에서 지역문화의 과정이 이러이러 하다의 불만과 불평 중심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지역문화의 발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이나 의식의 새로운 변화에 따라 문화적 취향과 예술적 감응을 어떻게 넓혀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문화국가 대한민국의 미래나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비전을 제시할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이를 지역과 국민이 공감하도록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갈 필요가 절실해지고 있는 시기인 것이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청주문화는 이제 그 고정적이고 고루한 틀에서부터 먼저 벗어나고자한다. 그 시작은 2017년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부터 출발한다. 기획에서부터 연출과 공연과 실행과 전시분야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청주의 두뇌와 인재들의 예술성과 철학을 반영하여 '메이드인 청주'의 실현으로 세계인에게 선 보이고자 한다. '밖의 문화를 안으로 가져오는 시대'는 지나갔다. 안의 문화를 밖으로 자랑하고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때 비로소, 청주 고유의 공예문화가 지역문화가 되고 '지역문화가 곧 세계문화'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청주는 "문화를 품은 도시, 세계를 품은 공예"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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