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승리' vs '인정할 수 없다'

3월 10일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재판관 만장일치로 인용됐다. 11시 정각부터 시작된 선고재판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1분여 만에 주문을 읽으면서 종료되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차분한 모습으로 선고결과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론분열을 최소화 해야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이완종·송휘헌 기자] 지난 주말 간 충북에서 펼쳐진 집회들의 분위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인용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한쪽에선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다른 한쪽에선 눈에 띄일 정도로 참여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오후 7시 청주 성안길 일원에서 펼쳐진 '제15회 범도민 시국대회'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시민들은 각자 자축의 환호성을 지르는 등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집회를 즐겼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경찰 300명)의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만끽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외쳤던 '박근혜 탄핵'이 아닌 '박근혜 구속'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특히 주최 측 에서 시루떡 500인분을 참가한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샴페인을 터트리고 무대 위에서 나눠 마시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이 선고된 10일 청주 성안길 롯데시네마 옆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기쁨의 환호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샴페인을 들고 집회에 참가한 최종예(51·여)씨는 "이번 탄핵안 가결은 국민들과 촛불의 승리"라며 "그간 추운날씨에 고생해준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싶어 샴페인을 들고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는 70여 분 동안 공연과 자유발언, 청주 성안길 인근 0.7km 구간 행진 등을 끝으로 돌발상황 없이 마무리 됐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이번 헌재의 결정은 국민 대다수의 마음을 확인 시켜준 것이자 민주주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확실한 추궁, 처벌,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한 적폐 청산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태극기 집회의 경우 그간의 분위기와 다르게 주춤한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참여인원이 1천여 명에 달했던 집회들과는 다르게 참여자가 크게 줄었다.

12일 청주 상당공원 일원에서는 '3.10 반란 응징 충북도민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태극기를 든 200여 명(경찰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억지 탄핵', '탄핵 무효', '국회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저항운동본부탄기국충북본부 회원들이 12일 청주 상당공원에서 '3·10 반란 응징 충북도민 태극기 집회'를 열고 탄핵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신동빈

국민저항운동본부 이갑중 충북본부장은 "헌법재판소가 국민을 배신했다"며 "오른손에 태극기를 왼손에는 주권을 들고 투표로 응징을 해야 된다"고 외쳤다. 또 "애국시민들이 경찰이 죽창을 들고 협박하고 있다"며 "이 나라가 어디까지 썩었는지 모르겠고 헌법재판소 8명의 법관을 탄핵하고 특검 비리를 조사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류영준 집행위원장은 "3월 10일을 반란으로 지정하고 다시 뭉쳐서 응징해야 된다"며 "충북에서 시작된 태극기 집회가 강원도, 제주도까지 이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태극기 집회를 폭동 등의 표현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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