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시골아낙네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지는 날씨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쁜 촌부들. 요즘 촌부들의 일상은 지난 가을에 인삼씨앗을 심어 앞으로 무럭무럭 자랄 인삼밭을 꾸미는 일로 한창이다. 묘삼과 모종 인삼을 수확해서 새 밭으로 옮겨 심고 바쁜 와중에 잠깐 짬을 내어 시골집 텃밭에 감자를 심는 일까지. 정말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신이 없다.

겨우내 덮고 있던 꺼치를 걷어내니 안에는 어린 인삼들이 싹을 틔우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일하는 이들에게 절로 웃음꽃을 피우게 만든다.

사랑스런 어린 인삼들을 뒤로하고 그 옆에 있는 묘삼밭에서 이틀동안 묘삼을 수확하기 위해 선수(?)들이 나섰다. 얼굴도 마음도 고운 태국 처자들과 베트남 아낙네들이 그 주인공이다. 일 솜씨도 뛰어나고 일하며 함께 오고가는 대화 속에 힘든줄도 모른다. 그렇게 예쁜 아낙네들이 인삼을 수확하면 시골아낙네는 수확한 인삼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뿌리가 실한 녀석들은 새 밭으로 옮겨 심고 모양도 다양한 달롱삼의 경우에는 깨끗이 씻어 술로 담근다.

밭 옆에는 아낙네들의 가방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속이 빵빵하도록 가득 찬 아낙네들의 명품백 부럽지 않은 일가방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도시락들이 숨어있다. 아낙네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자며 제안한 도시락이다. 덕분에 새참을 준비하지 않아서 편하기도 하지만 왠지 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새참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기도 하다. 모두 모여앉아 이 반찬 저 반찬 각자의 집에 있는 반찬들을 모아두고 먹으니 꿀 맛이 아닐 수 없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수확한 인삼은 호밀과 스단그라스, 검정 서리태까지 다양한데 새 인삼밭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 인삼 수확이 끝났다고해서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집에서 또다시 꼬박 이틀동안 혹시라도 미처 챙기지 못한 실한 인삼들을 구분하는 작업을 한다.

최근에 비 소식이 있었다. 일이 없으면 더없이 낭만적인 봄비일테지만 수확한 묘삼을 옮겨 심어야하는 촌부들에게는 반가우면서도 왠지 불편한 손님이기도 하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 오늘처럼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바쁘게 흘러갈테지만 행복하고 소중한 날들로 남을 것이기에 시골아낙네는 그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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