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상업정보고 '대한반'
연극체험, 악기연주, 심리치료 등 체험학습 및 인성교육 다양
졸업생들 직접 지도교사 '자처'..."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

대한반 학생들이 레크레이션 활동인 '당구'에 집중하고 있다. /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지난 12일 충북상업정보고등학교(교장 이동영)의 한 야외 교실에는 교실 밖까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안쪽을 들여다 보니 10여 명의 학생들이 '당구' 삼매경에 빠져있다. 수업시간임에도 이곳에서 학생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며 의견을 나누는 등 단순한 놀이가 아닌 스포츠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한 지도교사가 교실에 도착했다. 간단한 목례를 시작으로 당구에 대한 본격적인 수업이 진행됐다. 지도교사는 체계적인 이론수업과 실습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했고 학생들 또한 일반적인 수업과는 다르게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했다.

이 학생들은 충북상고에서 운영하는 '대한반' 학생들이다. 충북상고는 지난해부터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대한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흔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이탈할 우려가 큰 학생들을 모아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갱생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부적응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개설 당시부터 눈길을 끌었던 이 반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현재는 2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충북상업정보고등학교에서 운영중인 '대한반'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이탈할 우려가 큰 학생들을 모아 학교에 적응 할 수 있도록 갱생하는 프로그램이다. / 이완종

대한반 추윤철(3년) 학생은 "대한반에 들어오기 전에는 학교생활에 큰 흥미가 없었고 하루하루가 무의미 했었다"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없어 교복조차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지도 선생님들의 관심과 다양한 경험을 접하면서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생겼으며 자연스럽게 교복도 정상적으로 입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반이 개설됐을 당시에는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업에 집중해야할 시기 책보다는 실습 위주의 교육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한반을 통해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되찾았으며 진지하게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다.
특히 대한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애정과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도 함께 되살아 났다.

김성동 지도교사는 "대한반을 개설했을 당시 많은 우려를 샀지만 지금은 학생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 하는 곳이 됐다"며 "학생들은 대한반 운영 이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이탈하는 경우도 줄었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대한반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까지에는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한반을 지도하는 지도교사와 기간제 지도교사는 이 학교 출신이다. 선배들이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 학생들의 지도를 직접 자처하며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선·후배간의 끈끈한 교류도 이뤄졌다.

이 학교 2회 졸업생이면서 대한반 당구·체육·인성 지도를 맡고 있는 허광영 교사는 대한반을 위해 시설물을 설치해주고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허광영 교사는 "동문들을 찾아 다니며, 후배 교육과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학교는 떠났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동영 교장은 "대한반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해나가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뿌드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훌륭한 충북상고인이 되도록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 이완종

이동영 교장은 "대한반은 졸업생 선배들이 직접 지도교사로 활동하며 아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교사'역할을 맡고 있다"며 "선배들의 관심으로 대한반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로 취업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며 "보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성화 정착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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