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315m·높이 64m 콘크리트 구조물 '안전위협'
국토부 지원 불가·제천시 "왜 우리가" 道 "예산없다"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에 건설된 옛 청풍대교 전경. 100여 인접 지점에 청풍대교가 건설되면서 흉물로 전락했다.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용도폐기 된 옛 청풍교(길이 315m, 폭 10m, 높이 64m)가 장기간 방치돼 전국적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제천 청풍관광단지 이미지를 훼손하는 '흉물'로 전락했다.

청풍대교 건설 방침이 확정된 후 한 때 관광자원화 방안도 논의됐던 옛 청풍교는 이미 2006년 7월 '철거'로 가닥을 잡았으나, 충북도가 예산난을 이유로 10여년째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국가지방지원도 82호선에 건설된 옛 청풍교는 2007년 7월 철거 방침이 확정됐으나, 100억원(2017년 기준)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철거비용 때문에 '특정관리 대상 시설'로 지정해 유지관리만 하고 있다.

옛 청풍교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청풍대교를 준공한 후 2012년 4월 사용폐지 공고와 함께 전체 구간을 폐쇄했다. 충북도는 도로관리사업소를 통해 2년에 한차례씩 안전점검만 실시하고 있다.

충북도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청풍대교를 건설 중이던 2010년 6월 옛 청풍교 철거비 반영을 위해 총사업비(청풍대교 건설비) 변경을 건의했으나, 국토부가 "국가지원지방도에 설치된 교량 철거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불발됐다.

도는 또 제천시에 인수인계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충북도가 관리하는 시설의 철거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며 난색을 보여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는 한꺼번에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천시와 시의회,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상황이 10여년째 지속되자 "충북도가 예산을 반영해 조기에 철거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이미 부실진단을 받았던 교량이어서 쇄골현상(물살에 교각 주변이 파이는 현상)과 침하·부식 등으로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천 지역민들은 특히 청풍호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최 등으로 충북의 대표 관광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청풍호 자연경관을 더이상 훼손해서는 안된다며 충북도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김호경 제천시의회 의원(산업건설위원회)는 "활용하는 것은 이미 논란이 끝난 상황이어서 철거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이미 흉물이 돼 청풍호 관광 이미지를 훼손하는 시설이 됐다"고 지적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충북도가 예산을 세워 철거하는 것이 맞다"며 "교각 유실, 부식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예산을 세워야하는 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철거사업의 특성상 한꺼번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는 방안도 여러차례 시도를 했었다"며 "옛 청풍교를 철거를 해야하는 것은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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