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아우르고…약한놈·어린놈 돌보며 포용의 정치인 되겠다"
동료의원들조차 "사과 아니다·교육위 배치 걱정" 비난·조롱

최악의 수해 속에서 해외연수를 떠나고 '레밍'막말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김학철(왼쪽부터)·박봉순·박한범의원이 11일 열린 제358회 충북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도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 발언과 함께 고개 숙여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충주가 지역구인 김학철 충북도의회 의원(무소속)이 국민을 늑대에 빚댄 사과 발언을 내놓아 또 한차례 비난과 조롱을 샀다.

김 의원은 11일 열린 충북도의회 제358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물난리 유럽 외유' 공개 사과 자리에서 "오른쪽, 왼쪽을 아우르고 늑대의 우두머리가 약한놈, 어린놈을 모두 돌보면서 가듯 배려와 관용, 포용의 정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판단과 언행으로 많은 도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말문을 연 후 이같은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또 "앞으로는 눈과 귀를 모두 열고 배려와 관용, 포용의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도 말했다.

국민적 비난과 함께 의원직 사퇴 압력, 상임위 변경(행정문화위원회에서 교육위원회)에 따른 반발에 직면한 김학철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즉각 동료의원의 비난을 샀다.

4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의회에서 사상 최악 수해 속 유럽연수에 나섰다가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댄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김학철(충주1) 도의원이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9.4 / 연합뉴스

이광희 의원(더민주당·청주 5)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의회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마치 자신을 늑대 무리(도민)를 이끄는 '우두머리'라는 표현을 했다"며 "사과 내용으로 적절했는지 도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복귀하고, 교육위원으로 재배치되는 모습은 '화려한 부활'로 보실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히고 "국민을 레밍으로 표현한 김학철의 부활을 알리는 회의로 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헌경 의원(국민의당·청주7)은 "김 의원에 대해 교원·학부모들이 기피할 우려가 있다"며 "(김의원에 대한) 상임위 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 해 달라"고 거부감과 우려를 드러냈다. 도의회는 이날 행문위 소속이던 김 의원을 교육위원회로 상임위를 변경했다. 대신 교육위 최광옥(한국당·청주4)의원을 행문위에 배치했다.

김학철 의원과 달리 박봉순(무소속·청주8)·박한범(무소속·옥천1) 의원은 사과 발언을 했다.

박봉순 의원은 "수해상황에서 강행한 유럽 연수 탓에 도민과 동료 의원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의정활동을 더 열심히 하면서 갚겠다"고 말했다.

박한범 의원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의정활동에 전념해 과오를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충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어 전체의원 의결을 통해 '출석정지(30일)'와 '공개 사과'로 징계가 결정돼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유럽 연수에 동행했던 최병윤(음성1) 의원은 당 차원의 징계에 앞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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