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44. 청주 '삼천리자전거 성광점' 배석상 사장

37년째 '삼천리자전거 성광점'을 운영하고 있는 배석상 사장은 1년에 5천대의 자전거를 판매하는 베테랑 영업맨이면서 동시에 자전거 마니아다. 배 사장이 라이딩 자세를 보여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10살 때 처음 타본 자전거가 좋아 자전거가게 사장을 꿈꿨고, 37년째 자전거점을 운영하는 이가 있다. 청주시 석교동 육거리시장에서 청남교(옛 꽃다리) 사이에 위치한 '삼천리자전거' 성광점 배석상(63) 사장. 1년에 파는 자전거만 5천대다.

"자전거만큼 건강에 좋은 게 없어요. 심폐기능과 무릎관절에 좋아요. 우리 가게의 주 고객층도 50~60대에요."

자전거 3년 8개월 타고 당이 400에서 120 정상으로 돌아온 72세 할아버지, 꼬깃꼬깃 쌈짓돈과 동전까지 탈탈 털어 손주의 자전거를 사주는 육거리시장 할머니 상인도 그의 단골이라고 소개했다.

삼천리자전거 성광점은 1982년 3월 문을 연뒤 이달로 37년째를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스물일곱살의 꿈에 부풀어있던 청년은 이제 예순셋의 원숙한 사장님이 됐다. 당시 지금 건물의 1층 20평이었던 작은 가게는 1~3층 건물에 총 180평으로 커졌다.

배석상 사장이 MTB자전거용 바퀴를 점검하고 있다. / 김용수

"그저 자전거가 좋아서 자전거가게를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25살에 일본에서 1년간 살았었는데 일본사람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면서 자전거가 참 멋있더라고요."

가게는 배 사장과 그의 동생 배석근(59)씨, 아들 배종성(39)씨 셋이 운영하고 있다. 가게가 쉬는 날은 1년에 딱 3일. 신정 설, 구정 설, 추석뿐이다. 아들이 가게 일을 도운지는 12년, 언젠가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줄 생각이다.

"요즘이 가게가 제일 바쁠 때에요. 봄~가을에는 오전 8시에 가게 문 열어서 밤 9시에 닫아요. 자전거는 4계절 내내 타지만 봄, 가을이 제일 좋거든요."

매장에는 어린이용자전거부터 일반자전거, MTB, 로드, 하이브리드, 전기자전거 등 100종의 모델이 즐비하게 세워져있다.

포장도로에서 잘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로드(road bicycle)' 중 1천600만원 상당의 고가 모델을 보여주며 배석상 사장이 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1천600만원 짜리 '로드(road bicycle)'가 청주에 딱 두 대 있는데 다 우리집에서 나갔어요."

요즘에는 산악자전거인 MTB(mountain bike) 인구가 늘면서 매장의 전체 판매 비중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포장도로에서 잘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로드'가 전체 판매 비중의 25%, MTB와 로드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hybrid bike)'가 5%, 일반자전거가 15%를 차지한단다.

"일반자전거보다 MTB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MTB 가격대는 50만원부터 700만원까지 다양해요. 고가일수록 구동성이 좋고 가벼워요."

전기자전거도 눈길을 잡는다. "전기자전거가 도입된 건 90년대이지만, 활성화된 건 불과 4~5년 전이에요. 요즘 늘고 있는 추세에요. 1년에 100대 정도 팔아요."

배석상 사장이 자전거 안장 조립을 하며 수리를 하고 있다. 그는 삼천리자전거 성광점의 37년 운영 비결로 확실한 A/S를 꼽았다. / 김용수

자전거마니아인 배 사장은 일주일에 단 하루, 쉬는 날에도 라이딩을 즐긴다.

"샤워하고 났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자전거 타면서 저는 매일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자전거 탈 때 바람이 얼굴과 몸에 스치는 느낌이 좋아요."

충북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장소로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와 보은 피반령을 꼽았다.

"무심천은 물바람이 시원하고 장평교~쓰레기매립장까지 16.2㎞인데 초보자는 편도 1시간, 전문가는 40분 걸리는 코스에요. 피반령은 오르막내리막이 있어서 스릴이 있고 정상에 올랐을 때 성취감이 커요. 나무가 많아서 자연경치도 좋고요."

그는 일주일에 한번 무심천~합강 왕복 78㎞, 피반령~염티재~문의 구간 63㎞를 자전거로 달린다고 했다.

"이명박 정권때 4대강 사업 하면서 자전거전용도로를 많이 만들었어요. 그 덕에 가게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가 제일 호황이었어요."

산악자전거인 MTB(mountain bike) 인구가 늘면서 매장의 전체 판매 비중의 55%에 달하며 인기다. MTB 가격대는 50만원부터 700만원까지 다양하다. 배석상 사장이 MTB자전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배 사장은 청주시의 '시민자전거' 사업에도 함께 했었다. 1999년 당시 청주시, 환경운동연합과 손잡고 청주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민자전거' 700대를 풀었고, 배 사장이 A/S를 맡았었다. 하지만 시행 3개월만에 수리횟수가 700회를 넘어섰고, 도난에 도색, 개인 전유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시민자전거사업은 결국 '실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당시에는 선도적이었는데 1년도 못 갔어요. 자전거 700대가 다 사라졌죠. 남은 건 경로당에 기증했어요."

그러면서 자전거 활성화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청주가 김현수 시장이 맡았을 때에는(1995~1998년) 타도시에서 자전거도로를 견학올 정도로 선두였는데 지금은 역전당해서 한참 뒤떨어져있어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다양한 로드바이크용 신발도 판매하고 있다. / 김용수

앞으로 계획은 지금의 건물 2층에 '자전거헬스장'을 꾸며 운영하는 것.

"비 오는 날이나 추운 날에도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전거헬스장을 운영하고 싶어요. 무료로 개방하고 싶은데 아직은 계획만 있어요."

삼천리자전거 성광점의 37년 운영 비결로는 다양한 제품, 확실한 A/S를 꼽았다.

"자전거는 A/S인데 A/S는 확실히해주니까 단골들이 계속 찾아오는 것 같아요."

자전거마니아 배석상 사장은 오늘도 두 바퀴 세상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천천히 달리는 길이 좋다. 평탄한 도로보다는 오르막내리막이 있는 구불구불한 길이 좋다. 달리는 재미도, 성취감도 더 크기 때문이다.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청남교(꽃다리) 인근에 위치한 '삼천리자전거 성광점'은 37년간 한 자리를 지켜왔다. 1982년 오픈 당시에는 20평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3층 건물에 180평으로 커졌다. / 김용수
헬멧은 안전을 위해 필수다. 요즘은 패션적 요소까지 가미돼있다. 헬멧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은 통풍을 위해서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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