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은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들의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비정상적인 질분비물이 주증상이며 그밖에 악취나 가려움증을 동반하게 된다. 질염은 다시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감염성에는 다시 세균성, 트리코모나스, 캔디다 질염등이 있고 비감염성으로는 폐경 후 나타나는 위축성 질염이나 질내 이물질에 의한 염증 등을 들 수가 있겠다.
 세균성 질염은 비특이성 질염, 혹은 가드넬라 질염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과산화수소 생성 유산균이 감소되고 비정상인 비호기성균이 과다하게 증가되는 경우이다. 이는 질염 중 가장 흔한 형태이며, 성교나 질세척 등 자주 반복되는 질내의 알칼리화가 질염 발생의 원인이라 생각되어지고 있다. 주증상은 생선냄새의 회색 질분비물이며, 가려움증은 있거나 경미한 정도이다. 성교 시 냄새가 많이 나므로 성생활에도 지장을 많이 주게된다. 질분비물의 산도가 4.5 이상이며 현미경으로 질분비물을 관찰하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메트로니다졸을 일주일 정도 경구 투여하면 되며, 그 밖에 클린다마이신이 쓰이기도 한다. 분비물의 불쾌한 냄새를 감소하기 위해 질내 치료를 병행 할 수 있다. 합병증으로 골반염, 자궁절제술 후 염증, 이상자궁경부 세포의 빈도 증가가 있고, 임산부에 있어서는 조기양막파수나 조산, 양막염, 제왕절개술 후 염증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편모가 있는 기생충에 의한 성병이다. 전연율이 매우 높아 이 균을 가진 여성과 성교 후 남성 감염율이 70% 정도이며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감염율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60% 정도에서 세균성 질염과 동반된다. 주증상은 고름같은 색깔의 화농성 냄새의 질분비물로서 가려움증도 동반한다. 무증상인 경우에도 균은 발견되어 질 수 있다. 질 분비물의 산도가 5.0 이상이며, 특이한 딸기 모양의 홍반을 보이는 자궁경부가 관찰되고, 현미경 상에서 움직이는 트리코모나스 균을 발견하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메트로니다졸 경구용으로만 치료가 가능하며, 성파트너도 같이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성병으로 분류되며,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임질, 클라미디아, 매독, 에이즈 등 타 성병의 감염 여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외음부 및 질캔디다증은 75%의 여성이 일생 동한 한 번 이상 이환되는 질환이며, 45% 여성에서는 1년에 2회 이상 경험한다. 다행히 만성적 재발은 당뇨병이 있는 경우나 장기간 항생제 투여 또는 항암제 투여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드문 편이다. 주증상은 외음부의 심한 가려움증과 따가움등이 있으며, 하얗고 조그맣게 덩어리진 치즈 형태의 질분비물이 나온다. 소변을 볼 때 요도 입구에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질 분비물의 산도는 정상이며, 현미경 상 곰팡이 균을 확인하거나 균 배양검사 등을 하면 진단 할 수 있다. 치료는 아졸(Azole)계통의 약을 사용하면 2-3일 내에 증상이 해결될 수 있다.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를 쓰면 증상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폐경된 여성의 경우 냄새나는 질 분비물 및 음부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 때는 위축성 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여성 호르몬은 정상 질내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게 되면 이러한 정상적인 환경이 무너지면서, 질상피가 얇아지게 된다. 얇아진 질상피는 세균의 침입에 약할 뿐 아니라 약한 자극에도 상처가 잘 생겨, 화농성 분비물 및 출혈 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폐경 여성에서는 우선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한 후 위축성 질염으로 진단이 되면, 에스트로젠 질크림을 질 내에 1-2주간 도포해 주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행 할 수 있다. / 내수 보건지소장 배 종 운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