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급성 열성질환’이라 함은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및 렙토스피라증을 통칭해서 일컫는 말이다. 이들 질환은 연중 보고되고 있지만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은 10월, 신증후군출혈열은 11월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아 가을철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들쥐 등에 서식하는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서 걸리게 된다. 보통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두통, 발열, 오한, 발진 근육통 등이 급성으로 나타나고 가장 특징적인 것은 1cm 크기의 피부반점이 생겨서 수일만에 릫가피릮라고 하는 상처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관지염, 폐렴, 심근염, 수막염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쯔쯔가무시증에 걸리기 쉬운 경우는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 즉, 논일이나 밭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발병하기 쉽다.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1919명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충북의 경우도 149명의 환자가 발생하였다. 예방을 위해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할 것과 들쥐 등과 접촉하는 환경을 피할 것, 밭에서 일할 때에는 되도록 긴 옷을 입을 것, 야외활동 후 귀가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피부발진이 있으면서 급성발열증상이 있으면 쯔쯔가무시증을 의심하고 서둘러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렙토스피라증은 가을철 추수기에 농촌지역에서 주로 들쥐 등에 의하여 매개되는 전염병으로, 발병초기에는 추수기 작업 중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 정도로 생각하여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우며, 균이 인체 대부분의 장기에 침범하여 위중한 합병증이 오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조기 진단으로 적기에 치료하면 쉽게 회복될 수 있으나, 치료시기를 놓쳐 간이나 신장 합병증 또는 다량의 폐출혈이 동반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작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122명, 충북의 경우 5명의 환자가 발생하였다. 렙토스피라증은 들쥐, 집쥐, 족제비 등 균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균이 배출되어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며, 오염지역에서 작업할 때 피부의 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병할 수 있다. 갑작스런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 눈의 충혈 등의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세와 2~3일 경과 후에 흉통, 기침, 각혈, 호흡곤란, 황달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서 최근에 오염지역에서 작업한 경험이 있을 경우 렙토스피라증을 의심하고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을 위하여 작업 시에는 손발 등에 상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반드시 장화, 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하고 가능한 한 농경지의 고인 물에는 손발을 담그거나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가급적 논의 물을 빼고 마른 뒤에 벼베기 작업을 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들쥐나 집쥐의 폐에 있는 한탄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서 전파되는 것으로, 1950년대 이후 매년 수백명 정도의 환자가 신고되고 있고 치명율도 7%정도로 높은 전염병이다. 작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336명, 충북에서는 19명의 환자가 발생하였다. 잠복기는 평균 약 2~3주 정도이다.
 임상적으로는 초기에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되어 곧이어 발열, 오한, 두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고 병이 경과되면서 5가지의 단계를 거치는데 발열기, 저혈압기, 감뇨기, 이뇨기, 회복기를 거치게 된다.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을 위하여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할 것과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을 피할 것, 잔디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 것, 야외활동 후 귀가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할 것, 가능한 한 피부의 노출을 적게 할 것, 전염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가을철 급성 열성질환의 발생이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문제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각종 레저 활동의 증가와 주 5일제 근무 확대 실시에 따른 야외 활동 증가 등 실제로 위험요인에 대한 폭로 증가로 인한 환자 발생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이들 3개 질환은 아직까지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 열거한 주의사항을 지킴으로써 예방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내과 전문의 이 태 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