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주지역에서는 각각 총선과 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표밭 갈이에 여념 없는 두 인물의 비슷한 전력과 정치행보가 세인들의 입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모씨는 지난 2002년 시장 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뒤 임기를 1년 반도 못 채우고 돌연 당적까지 바꿔가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중도 사퇴했다.
 김모씨 역시 당적을 바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하더니 공천에서 탈락되자 다시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한다.
 한 사람은 시장에서 국회의원으로, 한 사람은 국회의원에서 시장으로 묘한 대조를 이루며 사이 좋게 자신들의 거취를 번복했다.
 이씨는 시장직 중도 사퇴로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에 대해 “그동안 한번도 시장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씨는 국회의원에서 시장 출마로 입장을 번복한데 대해 “중앙당이 단수공천후보자를 결정, 국회 진출 시도가 무산돼 시장에 출마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둘은 자신들의 노선 변경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여론을 수렴,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론을 핑계 삼은 극히 자기 중심적인 궤변에 불과하며 자신들의 행보를 말 장난으로 합리화시키는 기회주의적 발상이다.
 한 때는 두 사람 모두 국회의원과 시장직에 대한 역할론을 역설해 놓고 이제 와서는 국회의원과 시장직이 모두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데서 일치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행시에 합격, 고급 공무원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
 이제는 기대를 받은 만큼 그들에게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이제 두 사람은 유권자들을 말로써 현혹시킬 것이 아니라 정직한 정책, 비전 제시와 함께 진정한 자기반성의 자세로 이해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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