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명학당 향우들 시위 기념 19년째 재현행사

신니면민 만세운동 재현행사
신니면민 만세운동 재현행사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3월 1일 만세운동이 있은지 정확히 1개월 뒤인 같은해 4월 1일 충주시 신니면 용원장터에서는 장날을 기해 약 200여 명의 군중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고 시위운동을 전개했다.

만세운동에 동참한 남녀노소의 '대한독립 만세' 소리는 나라를 잃고 억눌렸던 울분을 토해내며 온 장터를 뒤흔들었다.

신니면민 만세운동은 충주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만세운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당시 신니면의 유일한 사학이었던 '용명학당' 출신의 선후배 간으로 신니면 신청리의 향우들인 단경옥과 이희갑, 손승억, 윤주영, 윤무영, 이강호, 김은배, 이강렴 8명이다.

이들은 3월 1일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만세운동에 동참하기로 결의, 선언서와 태극기 등을 챙기고 같은 달 31일 이희갑의 집에서 만나 협의한 뒤 다음날인 4월 1일 용원장터에서 장날을 맞아 200여 명의 군중 앞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군중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20세 안팎이던 이들은 이날 만세운동을 주동한 혐의로 모두 체포돼 혹독한 옥고를 치렀다.

같은 해 5월 13일 공주지방법원에서 단경옥은 징역 1년 형, 이희갑, 손승억, 이강렴은 징역 8월 형, 윤무영, 윤주영, 김은배, 이강호는 징역 6월 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손승억은 형을 마치고 석방된 뒤 다시 만세운동을 벌이다 구속돼 서대문형무소에서 2년 동안 추가로 옥고를 치렀으며 석방된 후 일제의 감시 속에서 힘겹게 살다가 1934에 자결, 순국했다.

정부는 손승억에게 건국훈장 독립장, 단경옥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하고 이강림과 윤무영, 윤주영, 김은배, 이강호, 이희갑에게는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신니면민 만세운동 유적비
신니면민 만세운동 유적비

충주시는 이처럼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오직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자주독립을 외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지난 1984년 신니면 용원초등학교 정문 앞에 신니면민 만세운동 유적비를 건립했다.

이 유적비는 애국지사의 유족으로 구성된 '신니면민 만세운동 유적비건립 추진위원회'가 2003년에 다시 건립했다.

2006년부터 매년 4월 1일에는 이 유적비 앞에서 1919년 용원장터에서의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그 당시를 재현하기 위해 흰 두루마기를 입고 머리띠를 두른 채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며 당시 만세운동에 참가한 애국선열들의 독립정신과 숭고한 민족혼을 되새기고 있다.

올해 행사는 4월 4일 광복회충북북부연합지회가 주관해 기관·단체장과 광복회원, 유가족, 주민 등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만세행사를 재현하게 된다.

특히 올해 행사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와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전홍식 충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아직은 신니면민 만세운동에 대한 자료도 미흡하고 역사학자들 간 서로 엇갈린 주장도 많은 편"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자료 발굴과 체계적인 정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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