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충남문화재단 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 전문위원

코로나19가 몰고 온 파장에 모두 놀라면서, 산업 전 분야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가 화두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그런 변화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지에 대해 우리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 세계는 '비대면'이 새로운 사회현상의 키워드로 부상했다. 포스트 코로나는 그간 우리가 겪었던 일들과 새로운 인식의 틀, 그리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불리는 새로운 사회 질서를 체질화하는 디지털 전환이다.

오늘날 첨단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실제 그 기술이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재택근무, 영상회의, 원격교육, 원격진료 등 최근 우리가 당연하게 접하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들은 사실 작년까지는 기술 발전 수준의 속도만큼 잘 활용되지 않았다.

산업사회 이후 노동의 공간과 시간은 일상의 것과 구분돼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서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노동으로 지친 심신을 집에서 치유하던 삶의 패턴에서 갑자기 큰 변화가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문화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패턴이 달라졌다. '랜선 문화'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공연, 전시, 축제를 온라인으로 접하는 비대면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관객과 예술가가 만나던 물리적 공간은 닫혔다. 대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열렸다. 경험과 공유, 이해와 소통이 기본인 예술의 상호작용 방식이 새로운 형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코로나19의 전염병 창궐로 피해를 본 분야는 전통적인 제조업이나 상품 분야보다는 서비스업인데, 이들 대부분은 밀폐된 공간에서 대면 접촉을 통해 활동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이동을 전제로 하는 여행ㆍ숙박업, 스포츠ㆍ레저, 축제ㆍ예술, 행사 등이 그 대표적 분야다.

관광산업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단체여행보다는 소규모 여행을 지향하고, 사람이 붐비는 곳보다는 한적한 곳 위주로, 캠핑, 차박 등 가족 단위로 이용 가능한 곳으로 떠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문화예술은 근본적으로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 어떻게 예술가의 창작을 이어갈 것인가, 어떻게 발표 기회가 줄어든 그들의 생계를 꾸리도록 할 것인가, 어떻게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것인가, 어떻게 방문객들의 집합을 최소화하며 문화공간을 운영할 것인가란 질문이 우리 앞에 놓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문화정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문화산업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를 대응하는데 전력을 다했지만, 이제는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첫째, 축제와 공연장, 미술관, 문화재 등 문화시설의 투트랙(Two-Track) 운영전략 가동이다. 온택트(On-tact) 시대에 발맞춘 변화다. 온라인을 통해 관람객과 대면 없이 문화예술 서비스의 확대다.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문화예술 실감형 콘텐츠로 연관 산업 성장이다. 실감콘텐츠의 핵심은 역시 문화예술이다. 문화예술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 산업 전반에 스며든 융복합으로 산업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셋째, 지역별 특성화된 포스트 코로나 문화전략 종합계획의 수립이다.

코로나 이후 사회 전반에 대한 반성과 복지 관점의 새로운 사회 기준인 코로나 스탠더드(Corona Standard)가 부상하는 만큼, 문화예술에 ICT 기술을 접목해 문화로 마음을 치유하고 예술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끄는 지역 특화 문화뉴딜이 정책의제로 논의되어야 한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이창근 충남문화재단 이사

중요한 역사적 순간마다 인류가 위기를 극복해 왔듯, 예술 또한 새롭게 변모할 것이다. 그 변화로부터 새로운 예술을 창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코로나19 시대에 각 지자체의 문화정책이 나가야 할 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전략은 '다시 행복'이다. 예술을 통해 인류가 더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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